신문은 선생님
[식물이야기] 아주 작은 부분도 전체 모양과 닮은꼴… 식물서도 보이죠
프랙털(fractal) 구조
눈 결정은 작은 조각이 전체와 비슷한 '프랙털(fractal·자기 닮음 도형)' 구조를 띠고 있습니다. 결정 전체를 보면 잔가지가 뻗어 나온 육각형 별 같지만 신기하게도 잔가지 하나를 확대해 보면 더 작은 잔가지가, 그리고 그보다 더 작은 잔가지가 있지요. 자신의 모습이 아주 작은 단위부터 전체를 닮았습니다. 우리가 볼 수 없는 아주 작은 부분까지도 전체를 닮아 있어 어떤 부분을 어떤 크기로 잘라도 전체와 닮았다는 걸 알 수 있어요.
- ▲ 작은 잎이 모여 큰 잎을 이루는 고사리는 부분이 전체를 닮는 프랙털 구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식물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이런 프랙털 구조는 눈 결정뿐 아니라 식물에서도 보이는 특징입니다. 나무가 외부 개입 없이 이상적 환경에서 자라난다고 가정해볼게요. 큰 가지가 자라나면서 작은 가지를 계속 만들어내고, 그 작은 가지가 자라며 갈라져 더 작은 가지가 생기는 형태지요. 실제로 큰 줄기 하나에 하늘을 향해 작은 가지를 두 개 그린 후 각각의 가지에 처음 그린 가지의 모양과 비슷하게 새로운 가지를 그려보세요. 그리고 새로 그린 가지에서 또다시 가지를 두 개 그리는 방식으로 5번만 반복해도 우리가 자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나무가 완성된답니다. 크게는 숲 전체에서도 나무가 모여 프랙털 구조를 만들고요.
이런 프랙털 구조는 나무보다 작은 풀, 꽃에서도 보입니다. 우리가 나물로 즐겨 먹는 고사리는 작은 잎이 모여 큰 잎 한 장을 이룹니다. 그런데 작은 잎과 큰 잎은 닮아 있죠.
브로콜리는 프랙털 구조로 꽃을 피우는 대표적 식물입니다. 우리가 먹는 브로콜리는 꽃 부분인데, 먹으면서 포슬포슬한 꽃 부분을 잘 살펴보세요. 신기하게도 브로콜리의 어떤 부위를 깨물어도 줄기와 꽃으로 이뤄진 작은 브로콜리를 먹을 수 있답니다.
이렇게 식물에서 프랙털 구조가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과학자들은 가지나 잎이 뻗어나가는 아주 작은 환경에서 생태학적 의사결정이 반복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같은 형태로 균일하게 가지를 뻗을 때 물과 양분을 골고루 운반할 수 있는 데다, 표면적이 넓어져 햇빛을 가지 전체가 고루 받을 수 있어 광합성에도 유리하기 때문이지요.
과학자들은 아주 복잡해 보이는 자연계라도 이런 단순한 규칙이 있다는 점을 연구의 출발점으로 삼아요. 프랙털 구조로 자라나는 식물과 숲을 가정한 뒤에, 여러 환경적 요인을 추가하며 자연현상을 설명하고, 이론으로 발전시켜서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현대의 다양한 문제를 풀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