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119] '절이다'와 '저리다'
*팔다리 (저림, 절임)은 퇴행성 질환인 경추척추증 증상의 하나다.
위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이 각각 '절여지지' '절임' '저림'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나요? '절이다' 와 '저리다'는 발음이 똑같아 헷갈리기 쉬운 낱말입니다. 각각 뜻과 사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 ▲ /그림=정서용
먼저 '절이다'는 '절다'에서 나온 말로 '(사람이 생선이나 야채 따위를 소금에) 간이 들거나 숨이 죽도록 소금기가 배어들게 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오이를 식초에 절이다'와 같이 씁니다. '절다'는 '푸성귀나 생선 따위에 소금기나 식초, 설탕 따위가 배어들다' '땀이나 기름 따위의 더러운 물질이 묻거나 끼어 찌들다' '사람이 술이나 독한 기운에 의하여 영향을 받게 되다' 등의 뜻을 가지고 있어요. 예를 들어 '설탕에 전 달콤한 매실' '땀에 절어 냄새가 심한 작업복' '술에 절어서 폐인이 된 사람' 같이 쓸 수 있지요. '절다' 대신 '쩔다'라는 말을 쓰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북한식 표현입니다. 북한에서는 '절다'를 강조할 때 '쩔다'라고 쓰거든요. 우리말에서는 엄연히 비표준어니 쓰지 말아야 합니다.
'저리다'는 첫째, '근육이나 뼈마디가 오래 눌리거나 추위로 인해 피가 잘 통하지 못하여, 감각이 둔하고 아리며 움직이기가 거북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둘째, '강한 감동이나 심한 슬픔 따위로 인해서 아린 듯이 아픈 느낌이 들다'라는 뜻이 있어요. 예를 들면, '오금이 저리다' '가슴 저린 사연' 등과 같이 쓸 수 있지요. '도둑이 제 발 저리다'라는 속담, '자신의 말이나 행동이 잘못될까 조마조마하거나 두려운 느낌이 있다'라는 뜻을 가진 '뒤가 저리다'라는 관용구도 있어요.
〈예시〉
―김치는 배추절임과 양념이 적절하게 배합이 되어야 맛이 있다.
―'자린고비(玼吝考妣)'라는 말의 '자린'은 '기름에 절인 종이'에서 '절인'의 소리를 한자로 표현한 말입니다.
―손목터널증후군에 걸리면 손가락이 저리고 무감각해지는 증상이 흔히 나타난다.
―뼈가 저린 것을 보니 내일 비가 오겠다.
―북한에 있는 피붙이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슴이 저린 이산가족이 아직도 많이 살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