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장소] 노천 광산 '팡구나'서 나온 금·구리… 분배 때문에 원주민·중앙정부 갈등

입력 : 2019.12.18 03:00

파푸아뉴기니 부건빌 자치주

지난 11일 파푸아뉴기니 선거관리위원회는 부건빌 자치주에서 실시한 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에서 자치주민 98%가 독립에 찬성했다고 발표했어요. 그러나 주민투표는 강제력이 없어 실제 독립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파푸아뉴기니 부건빌섬에 있는 노천 구리광산 '팡구나' 전경입니다.
파푸아뉴기니 부건빌섬에 있는 노천 구리광산 '팡구나' 전경입니다. /부건빌구리유한회사
부건빌 자치주는 남서태평양에 있는 파푸아뉴기니의 동쪽에 있어요. 부건빌과 부카라는 두 섬을 중심으로 그 외의 작은 섬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25만명이 부건빌 자치주에 살고 있습니다. 이 중 부건빌섬은 면적(9300㎢)이 경기도보다 조금 작으며, 부건빌 자치주 면적의 90% 이상을 차지합니다. 적도와 가까워 우거진 밀림 등 전형적인 열대우림 기후를 보입니다. 지각판 경계에 있어 지진과 화산활동도 활발합니다.

부건빌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2만8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부건빌 원주민은 지구에서 가장 짙은 피부색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어요. 1768년 프랑스 해군이자 탐험가인 루이 앙투안 드 부갱빌은 부건빌섬에 도착했고, 자신의 성을 따와 섬의 이름을 지었어요. 제1차 세계대전 때는 호주, 제2차 세계대전 때는 일본이 차지했습니다. 이후 1975년 부건빌은 파푸아뉴기니가 호주로부터 독립할 때 파푸아뉴기니의 자치구가 됩니다.

파푸아뉴기니
부건빌은 노천 광산인 '팡구나'로 유명합니다. 이곳에서 나온 금과 구리는 한때 파푸아뉴기니 국내총생산(GDP)의 40% 이상을 차지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광산에서 나온 이익은 주로 호주 광물 회사와 파푸아뉴기니 중앙정부에 돌아갔어요. 광산 개발로 인한 환경오염 등으로 생활 터전이 파괴되자 부건빌 원주민은 무기를 들고 게릴라 활동을 시작합니다. 1988년부터 부건빌 게릴라군은 독립을 주장하며 파푸아뉴기니 중앙정부와 '부건빌 내전'에 들어가 10년 동안 약 2만명이 숨졌습니다. 내전은 끝났지만 팡구나 광산은 아직 가동되지 않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등은 580억달러(약 68조원) 상당의 금과 구리가 광산에 묻혀 있다고 추산합니다.



박의현 창덕여중 지리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