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117] '똬리'와 '또아리'
*나무 위에서 (또아리, 똬리)를 틀고 혀를 날름거리는 뱀을 봤다.
위 괄호 안에 있는 낱말 중에 무엇을 써야 알맞을까요? 둘 다 '똬리'입니다. '똬리'는 '또아리'의 준말이니 둘 다 바르다고 아는 사람이 많은데요. 이 경우에는 모두 '똬리'를 써야 합니다.
그럼 '똬리'의 뜻과 쓰임을 정확히 알아보고, 아울러 이와 관련해 '또아리'에 대해서도 비교하여 알아봅시다.
- ▲ /그림=정서용
똬리는 첫째, '머리에 짐을 이고 나를 때 머리와 짐 사이에 얹는, 짚이나 헝겊 등으로 둥글게 틀어서 만든 고리 모양의 물건'을 말해요. 머리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하고 짐이 머리에서 흘러내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사용하는 거죠. 둘째, '둥글게 빙빙 틀어놓은 것, 또는 그런 모양'을 말해요. 예를 들면, '구렁이가 똬리를 틀고 있다'와 같이 써요.
'똬리'는 원래 '또아리'로 쓰였어요.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또아리'는 거의 쓰이지 않게 됐어요. 국립국어원은 준말인 '똬리'만 표준어로 인정하고, '또아리'는 표준어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어요. 이는 '준말이 널리 쓰이고 본말이 잘 쓰이지 않는 경우에는 준말만을 표준어로 삼는다'는 표준어규정 제14항에 근거한 겁니다. '똬리' 외에도 생쥐(새앙쥐), 온갖(온가지), 귀찮다(귀치않다) 등의 낱말은 이 규정에 따라 준말만 표준어로 삼고 있어요.
'똬리'와는 전혀 다른 뜻으로 쓰이는 '또아리'라는 낱말이 있기는 합니다. '갈큇발의 다른 끝을 모아 휘감아 잡아맨 부분, 또는 그것을 매는 물건'을 가리키죠.
〈예시〉
―지게는 주로 남자들이 사용했고, 여자들은 똬리를 머리에 올려 짐을 이고 날랐다.
―똬리집은 'ㅁ'자형 구조가 똬리 모양과 닮아 붙은 이름으로, 주로 부유한 사람이 살았다.
―꿩이 뱀의 똬리에 갇힌 나그네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피를 흘리며 대가리로 종을 쳤다는 설화가 있다.
―국내에 똬리를 튼 러시아 마피아 조직이 최근 울산에서 검거됐다는 뉴스가 나왔다.
―관료와 민간 사이에 심각한 이해관계가 똬리를 틀고 있어 번번이 규제 개혁이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