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닦아도 다시 뽀얀 먼지 앉는 방처럼 마음도 종종 닦고 툭툭 털어줘야해요
입력 : 2019.12.03 03:00
화려한 색깔의 그림으로 채워지는 보통의 그림책과 달리, '먼지아이'는 연필로 그린 흑백 세밀화로 구성돼 있습니다.
잠들지 못한 어느 겨울 밤, 주인공 유진은 미뤄두었던 방 청소를 시작해요. 유진은 침대 위에서 조그만 먼지를 발견해요. 재미있게도 사람 아이처럼 생긴 '먼지아이'입니다. 그래도 먼지니까 치워야 했죠. 유진은 청소를 하는 동안 방 안 곳곳에서 다른 먼지아이를 만나게 됩니다. 화장대에, 옷장에, 성냥갑 위에, 먼지아이는 어디에나 있어요. 유진은 그때마다 먼지아이를 치우지만, 그 사이 다른 곳에 생겨 내려앉기도 합니다. 먼지니까, 사실 방 안에서 완전히 없앨 수는 없는 존재겠죠.
먼지아이는 유진이와 꼭 닮았어요. 주인공과 닮아서일까요? 어쩌면 먼지아이는 주인공 유진의 마음을 나타내는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먼지아이가 곧 주인공의 내면'이라고 생각하면, 이 이야기는 새롭게 읽힙니다. 깨끗이 닦아 낸 후에도 얼마 후면 다시 뽀얗게 쌓이는 먼지처럼, 우리는 종종 자신도 모르게 근심에 빠져들곤 하잖아요? 그럴 때마다 우린 그 걱정들을 툭툭 털어내고 다시 힘을 내야 하지요. '먼지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대하는 법을 깨닫게 해주는 책인지도 몰라요. 글자 없이 그림으로만 표현하지만, 글자로 가득 찬 책보다 더 깊고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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