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장소] 10개국 지나는 '유럽 하천들의 왕'… 도나우·두나 등 불리는 이름도 다양

입력 : 2019.11.20 03:00

다뉴브강

지난 14일 해군 해난구조전대 소속 대원들이 위국헌신상을 받았습니다. 지난 5월 우리나라 국민이 타고 있던 유람선이 다뉴브강에서 침몰했을 때 하루 14시간씩 20일간 수색을 벌여 16명을 수습한 공을 인정받았기 때문입니다.

다뉴브강은 독일 남서부에 있는 검은 숲(Schwarzwald)에서 시작해서 남동쪽으로 흘러 다뉴브 삼각주 지대를 지나 흑해로 들어가는 강입니다. 다뉴브강은 볼가강에 이어 유럽에서 둘째로 긴 강으로, 총길이가 약 2850㎞에 달해요. 다뉴브강은 '유럽 하천들의 왕'이라는 별명이 있는데, 나폴레옹이 붙였다고 해요.

다뉴브강 본류
다뉴브강은 다양한 국가를 지나가는 대표적인 국제하천입니다. 다뉴브강의 본류는 독일,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헝가리,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불가리아, 몰도바, 우크라이나, 루마니아(10개국)를 지나가요. 본류로 흘러드는 지류까지 포함하면 19개국을 흐르죠. 그래서 다뉴브강은 다양성을 상징합니다. 다뉴브강 유역에는 1억 명 이상의 주민들이 살고 있으며, 20개 이상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어요. 그래서 영어식 이름인 다뉴브는 실제로 도나우, 두나이, 두나, 두나브, 두너레아, 두나비우스 등 다양하게 불립니다.

다뉴브강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도를 지나가는 강이에요. 다뉴브강의 본류만 하더라도 오스트리아의 빈, 슬로바키아의 브라티슬라바, 헝가리의 부다페스트,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 등이 있어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던 헝가리 부다페스트는 다뉴브강을 사이에 두고 서쪽의 '부다'와 동쪽의 '페스트'가 합쳐진 도시로, 고즈넉한 분위기와 찬란한 문화유산으로 '다뉴브의 진주'라 불려요. 일찍부터 다뉴브강 주변에는 많은 사람이 정착하여 살기 시작하면서 큰 도시들이 형성됐고, 로마 시대부터 주요한 교역로였어요.

다뉴브강은 서유럽과 동유럽의 역사적 경계이자 동유럽과 서유럽을 연결하는 중요한 강이에요. 다뉴브강은 로마제국의 북동쪽 국경으로, 소위 지중해 '문명 세계'와 게르만족 '야만의 세계'를 가르는 경계였어요. 로마제국 말기 훈족과 게르만족이 서유럽을 공격하던 통로이기도 했어요. 십자군 전쟁 당시에는 서유럽의 군대와 물품이 다뉴브강을 따라 동쪽의 이슬람 세계로 이동했어요. 반면 동쪽의 오스만 제국 역시 다뉴브강을 타고 발칸반도로 진격해왔고요.


박의현 창덕여중 지리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