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김유겸의 스포츠로 세상 읽기] '3루수 왜 저기로 보내?' 70년 전 기상천외 수비법… 지금은 핵심 전략
입력 : 2019.11.19 03:05
시대를 앞서 나갔던 전략
세상을 바꾸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오래전부터 가까운 곳에 보란 듯이 자리 잡고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시대를 너무 앞서면 '깜짝 쇼'나 '진풍경' 정도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1946년 7월 14일 미국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감독 루 부드로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경기에서 기상천외한 수비법을 썼습니다. 그는 전설적인 타자 테드 윌리엄스가 타석에 들어서면 내야수와 외야수 7명 중 6명을 경기장 오른쪽에 몰아넣었어요. 3루수가 3루를 비우고 2루를 지키게 할 정도였으니 절로 '형이 거기서 왜 나와' 소리가 나왔을 겁니다. 테드 윌리엄스가 친 공은 대부분 오른쪽으로만 날아갔기 때문에 이런 수비 전략을 구사한 겁니다. 그렇지만 이 전략은 당시 진풍경 정도로만 받아들여졌죠.
1946년 7월 14일 미국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감독 루 부드로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경기에서 기상천외한 수비법을 썼습니다. 그는 전설적인 타자 테드 윌리엄스가 타석에 들어서면 내야수와 외야수 7명 중 6명을 경기장 오른쪽에 몰아넣었어요. 3루수가 3루를 비우고 2루를 지키게 할 정도였으니 절로 '형이 거기서 왜 나와' 소리가 나왔을 겁니다. 테드 윌리엄스가 친 공은 대부분 오른쪽으로만 날아갔기 때문에 이런 수비 전략을 구사한 겁니다. 그렇지만 이 전략은 당시 진풍경 정도로만 받아들여졌죠.
- ▲ 테드 윌리엄스를 상대로 등장한 수비 시프트. 좌익수(L.F.) 한 명이 왼쪽 필드 수비를 혼자 맡고, 나머지 수비수는 오른쪽으로 몰렸습니다. /위키피디아
미 프로농구(NBA)에서는 1993년 댈러스 매버릭스의 돈 넬슨 감독이 키가 2m31㎝에 달하는 센터 마누트 볼에게 3점슛을 마음껏 던지게 하는 작전을 구사합니다. 마누트 볼은 경기에서 20여분 뛰면서 3점슛을 12개 시도해 6개를 넣으면서 팀 승리에 힘을 보탭니다. 키가 큰 센터는 골대 가까이에서 덩크슛처럼 성공률 높은 슛을 노린다는 상식을 깨트린 작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시도가 계속 이어지지는 않았고 센터가 3점슛을 10개 넘게 던지는 것은 '깜짝 쇼'로 치부됐어요.
그런데 이제는 장신 센터가 3점슛을 쏘는 게 당연한 시대가 됐습니다. 키 2m13㎝인 NBA 스타 칼 앤서니 타운스는 이번 시즌에 한 경기 평균 3점슛을 8.5개씩 던지고 있어요. 성공률도 43%로 뛰어납니다. 센터가 3점슛을 던지면 상대방 센터가 3점슛 선으로 나와 수비를 해야 하는데, 이 틈을 노려 다른 팀원이 골 밑으로 파고드는 전략은 이제 기본이고요.
축구에선 김병지 골키퍼가 1992년 프로 데뷔 이래 직접 공을 몰고 나가면서 공격을 하고, 페널티 박스 바깥으로 나와 발로 공을 걷어내는 전진 수비를 보여줬어요. 준수한 발재간, 100m를 11초대에 달리는 스피드가 있어서 가능했죠. 이런 전진 수비는 팀의 수비 안정성을 떨어뜨리는 돌출 행동으로 보여 비난받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독일 국가대표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처럼 전진 수비와 공격 전개 능력을 갖춘 골키퍼는 현대 축구에서 각광받습니다.
수비 시프트, 3점슛 쏘는 센터, 전진 수비를 펼치는 골키퍼라는 개념은 이미 과거에 나왔습니다. 그렇지만 널리 쓰이기까지는 기존의 상식을 극복할 시간이 필요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