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잠깐! 상처딱지 떼어내지 마세요… 세균 막아주는 '천연 반창고'랍니다

입력 : 2019.11.15 03:07
상처딱지

상처딱지

야규 겐이치로 글·그림|엄기원 옮김
한림출판사|28쪽|1만1000원

가렵고 만지면 오돌토돌해서 자꾸 손이 가고 긁고 싶기도 하고 아플까 봐 겁나기도 합니다. 무슨 얘기냐고요? 그건 바로 '상처딱지'랍니다. 상처가 갓 났을 때는 아프고 만지기도 싫지만, 딱지가 생기고 시간이 흐르면 자꾸 손이 가고 궁금해집니다. 때로는 간지럼에 긁어보기도 하고, 떼어내 보기도 하죠. 그렇지만 일부러 떼어내면 피가 흐르거나 흉이 집니다. 상처딱지는 왜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역할이 뭘까요?

상처딱지는 마음껏 뛰어놀다가 넘어져서 다친 뒤 생기죠. 딱지로 즐거워할 수 있는 것은 아이들만의 특권입니다. 이 책에는 상처딱지를 궁금해하는 아이들이 잔뜩 등장합니다. 피가 굳어서 생긴 걸까? 먼지나 살이 뭉친 걸까? 얇은 종이 같은 상처딱지는 종이로 만들어진 게 아닐까? 상처딱지는 상처의 똥 같은 걸 거야! 중구난방 떠드는 아이들에게 저자는 차근차근 상처딱지의 원리를 설명해줍니다.

상처딱지 책 속 일러스트
/한림출판사

상처딱지를 만드는 것은 피예요. 정확히 말하면 핏속에 들어 있는 '혈소판'과 '피브린'이 뭉쳐서 피를 끈적끈적하게 만들고, 그렇게 굳은 피가 상처딱지가 되는 거죠. 이렇게 꾸둑꾸둑 마른 상처딱지는 피가 더 이상 나오지 않게 하고 몸 안으로 세균이 들어가지 않도록 막아줍니다. 겉으로는 오돌토돌 죽어 있는 것 같은 상처딱지 밑에서는 열심히 새살이 만들어지고 있어요.

반질반질, 팽팽한 분홍색 새살이 만들어지면 상처딱지는 어떻게 될까요? 저절로 떨어져 나갑니다. 그렇게 신경 쓰이던 게 어느 순간 사라지고 없지요. 그러니 가렵고 신경 쓰여도 꾹 참고 자기 역할을 다하도록 놓아두세요. 그래야 상처가 잘 낫는답니다.

저자인 야규 겐이치로는 우리 몸의 부분을 잘 들여다보고 공부하고 그려내는 작가입니다. '콧구멍 이야기' '오줌을 연구하자' '발바닥 이야기' '털' 등 가깝지만 잘 몰랐던 내 몸의 부분 부분을 쉽게 설명해주는 책을 많이 냈어요.



박사 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