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113] '노리개'와 '놀잇감'

입력 : 2019.11.07 03:03

* 서울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일부 교사의 정치적으로 편향된 교육에 반발하며 "우리는 정치적 (노리개, 놀이개)가 아니다"라고 기자회견을 했어요.

* 긍정적인 관계 형성을 돕는 (놀이감, 놀잇감)을 활용하세요.

위 두 문장에서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노리개'와 '놀잇감'이랍니다. 동사인 '놀다'와 관련이 있는 낱말인 '노리개'와 '놀잇감'의 뜻과 쓰임을 비교하며 알아봅시다.

먼저 '노리개'는 첫째, '여성들이 몸치장으로 한복 저고리의 고름이나 치마허리 따위에 다는 물건'을 뜻해요. 예를 들면, '노리개를 다니 한복의 맵시가 더욱더 살아난다'와 같이 쓸 수 있어요. 둘째, '심심풀이로 가지고 노는 물건'을 뜻해요. '이 구슬은 내가 노리개로 가지고 다니는 것이다'와 같이 쓰여요. 비슷한 말로는 '장난감'과 '완구'가 있어요.

기사 관련 일러스트
/그림=정서용

'노리개'는 '놀다'와 접미사 '~이'가 결합한 형태인 '노리'와 접미사 '~개'가 결합해 만들어진 말이지요. 한편 '놀이개'는 '놀이'의 제주 지역 방언이고, '장난감'의 경남 지역 방언이랍니다

다음으로 '놀잇감'은 '놀이 또는 아동 교육 현장 따위에서 활용되는 물건이나 재료'를 뜻해요. 예를 들면, '아이들에게는 나무토막, 천, 종이 상자 등 주변 모든 물건이 좋은 놀잇감이다'와 같이 쓸 수 있어요. 놀잇감은 본래 비표준어였으나 2014년 국립국어원이 '장난감'과 뜻에 차이가 있다고 판단해 표준어로 인정했죠. 장난감은 아무래도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물건으로 의미가 한정되는데, 놀잇감은 그보다 쓰이는 범위가 훨씬 크니까요. '신문을 하나의 놀잇감으로 보고'는 어색하지 않지만 '신문을 하나의 장난감으로 보고'라고 하면 어색한 것처럼요.

〈예시〉

―노리개는 궁중에서는 물론 상류 사회와 평민에 이르기까지 널리 애용된 장식물이다.

―치매에 걸린 우리 할머니는 거울을 노리개 삼아 몇 시간 째 놀고 계신다.

―위안부 할머니들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군의 성 노리개로 비참한 생활을 하셨다.

―놀잇감을 골라 줄 때에는 어린이의 흥미나 나이, 발달 상태 등을 잘 고려해야 한다.

―초등학교 1학년 때는 놀잇감을 통해 호기심을 자극하는 수업으로 아이의 흥미를 이끌어 내는 것이 좋아요.


류덕엽·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