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장소] 호주 대륙 한가운데 거대 바위… 원주민 뜻 존중해 등반 금지됐죠

입력 : 2019.11.06 03:00

울루루

지난달 26일부터 호주에 있는 거대한 바위 울루루(Ulruru·사진) 등반이 영구적으로 금지됐어요. 울루루는 '세계의 배꼽' '세상의 중심' 등으로 불리는 거대한 바위로, 매년 25만 명의 여행객이 방문하는 장소입니다. 울루루 바위가 있는 '울루루-카타추타 국립공원' 이사회는 환경 보호, 안전 문제, 원주민들의 요청 등의 이유로 등반 금지를 결정했습니다.

호주에 있는 거대한 바위 울루루
/게티이미지뱅크
울루루는 호주 대륙 한가운데에 있어요. 호주 북부 중앙에 있는 노던 준주(準州)의 주도 앨리스스프링스에서 남서쪽으로 약 340km 떨어진 사막지대 한가운데입니다. 울루루는 원래 있던 큰 산맥이 풍화작용으로 침식돼 없어지고 일부만 마치 섬처럼 남아 있는 곳입니다. 이 거대한 바위는 둘레 9.4㎞에 높이는 348m에 달하는데, 땅 위로 드러난 부분은 전체 바위의 3분의 1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태양 높이에 따라 바위 색이 변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특히 해 뜰 녘과 해 질 녘에 붉게 빛나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울루루는 호주 원주민 아난구족의 말로 '그늘이 지는 장소'란 뜻입니다. 울루루 곳곳에는 이들의 신앙인 '추쿠르파'를 엿볼 수 있는 원시 벽화가 남아 있어요. 울루루라는 이름을 붙인 아난구족은 이곳을 신성한 장소로 모십니다. 그래서 아난구족은 울루루에 절대 오르지 않았어요. 외부인들이 이 바위를 '정복'하겠다며 오르는 것을 아난구족은 계속해서 반대해왔고요. 호주 정부가 주요 관광 코스였던 울루루 등반을 금지한 것은 이런 아난구족 목소리를 받아들인 결과이기도 해요. 대신 둘레길처럼 울루루를 한 바퀴 도는 트레킹 코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해요.

울루루
한때 울루루는 에어스록(Ayers Rock)이라고도 불렸어요. 1872년 서양 탐험가 어니스트 길드가 울루루를 발견하고 당시 호주 총독이었던 헨리 에어스의 이름을 따 붙였죠. 호주 원주민의 처우가 나아지면서 호주 정부는 1985년 아난구족에게 울루루의 공식적인 소유권을 돌려줍니다. 이때 울루루라는 이름도 되찾게 됐죠. 울루루는 1987년 지질학적·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어요.


박의현 창덕여중 지리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