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강아지 딸기·별이가 가족이 되는 과정… 말보다 눈빛과 몸짓으로 건네는 마음

입력 : 2019.11.05 03:00
'딸기 별이'
딸기 별이|전정숙 지음·한성원 그림|어린이아현|52쪽|1만4500원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눈빛만 보아도 알아….' 이런 가사를 담은 광고 노래를 기억하시나요? 꼭 말을 통해서만 상대방 마음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랍니다. 그림책 '딸기 별이'는 말로는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없는 주인공들이 등장합니다. 왜냐하면 주인공 '딸기'와 '별이'는 말 못하는 강아지들이거든요.

주인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살던 개 딸기의 집에 어린 강아지 별이가 새로 들어옵니다. 그런데 별이가 온 후부터 딸기는 많은 것을 잃어요. 주인의 따뜻한 무릎은 이제 별이의 차지가 되었어요. 주인은 별이에게만 관심이 있는 듯해요. 딸기는 억울하고 슬펐어요. 그러던 중에 자신이 좋아하는 간식마저 별이가 가로채자 딸기는 화가 머리끝까지 납니다. 결국 딸기는 쌓여 있던 감정을 별이에게 폭발시켜요. 철없이 온 집안을 헤집으며 까불고 다니던 어린 별이는 금세 시무룩해집니다. 그러다가 잠깐 열려 있던 현관 문틈을 발견하고는 집을 나가버려요.

딸기는 늘 별이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정말로 사라지자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별이가 며칠째 돌아오지 않자 딸기의 걱정은 커져만 갑니다. 그러다가 결국 별이가 돌아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게 돼요. 걱정에 정신이 아득해질 순간 '딩동' 하는 초인종 소리가 들려요. 별이가 돌아왔어요. 딸기는 정신없이 뛰어나가 반갑게 맞이해요. 그러곤 집을 나가 고생했을 별이를 정성스레 핥아주어요. 딸기는 별이에게 '잘 돌아왔다'고 말없이 자신의 마음을 전해주는 거예요.

'딸기 별이'
/어린이아현
두 강아지의 질투와 화해의 과정을 그리는 동화 '딸기 별이'를 읽다 보면, 말로는 다할 수 없는, 마음의 표현에 대해 생각하게 돼요. 그러고 보면 사람들도 정말 중요한 이야기는 종종 말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전하고는 한다는 걸 생각하게 됩니다. 가령 사랑, 희망, 믿음 등을 이야기하고 싶을 때 말이지요. 이 책은 우리에게 말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표현 수단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동화입니다.



김성신 출판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