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당당히 자기 목소리 낸 16살 툰베리… 전 세계 학생 188만명이 공감·화답

입력 : 2019.10.15 03:07
그레타 툰베리―지구를 구하는 십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지구를 구하는 십대 환경운동가

발렌티나 카메리니 글|베로니카 베치 카라텔로 그림
최병진 옮김|주니어김영사|128쪽|1만1500원

'그레타 툰베리'는 일약 세계적인 환경운동가로 등장한 열여섯 살 스웨덴 소녀의 삶을 담은 책입니다. 아스퍼거 증후군 때문에 말도 없고 자주 우울해하던 그레타는 어느 날 우연히 환경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게 돼요. 그레타는 바다를 뒤덮은 쓰레기와 고통받는 동물의 모습을 보면서 크게 놀라죠.

그날부터 환경 문제는 그레타의 마음에 마치 상처처럼 남아요. 우선 그레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부터 찾기 시작해요. 기사를 쓰기도 하고, 사람들과 만나 토론도 하지요. 하지만 토론만으로는 구체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어요. 그레타의 마음속 근심은 나날이 커졌고,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요.

그러다 아주 특별한 결심을 해요. 학교 대신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으로 간 것이죠. 그녀는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이라는 피켓을 들고 2주 동안 매일 행인들에게 조용히 팸플릿을 건넸어요. 거기엔 이렇게 적혀 있었어요. '내가 이러고 있는 것은 어른들이 나의 미래에 똥을 싸고 있기 때문이다'라고요. 꽤 자극적인 문장이네요. 환경이 파괴된 지구에 더 오래 살 사람은 어른이 아니라 자신 같은 다음 세대 사람들이라는 걸 강조한 겁니다.

그레타 툰베리(가운데)가 지난달 13일 백악관 앞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어요.
그레타 툰베리(가운데)가 지난달 13일 백악관 앞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어요. /AFP 연합뉴스

이런 그레타의 활동은 소셜미디어를 타고 전 세계의 청소년들에게 큰 공감을 얻으며 퍼져 나갑니다. 그레타가 시위를 시작한 지 7개월 만인 올해 3월 15일엔 전 세계 2379개 도시에서 무려 188만여 명의 학생들이 모여 '정치인들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행동에 즉시 나서라'고 외쳤습니다. 그레타가 홀로 세상에 던졌던 메시지가 세상에 울려 퍼진 것이죠.

이 책은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아요. 우리가 신념을 가지는 것, 그리고 그것을 당당히 표현할 수 있는 용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줍니다.



김성신 출판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