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좋은 광고와 좋은 삶의 공통분모? 일상 관찰해 작은 것 발견하는 힘

입력 : 2019.10.11 03:01
'발견이 전부다'
발견이 전부다|권덕형 지음|샘터|224쪽|1만원

터번을 두른 남자가 몸을 좌우로 흔드는 장면으로 광고는 시작합니다. 낡은 버스 안팎으로 지붕 위까지 사람들이 바글바글합니다. 버스 기사는 가득 찬 승객에게 떠밀려 가까스로 운전을 하고 있는데, 모두 버스와 함께 흔들거리면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갑니다. 광고가 끝날 무렵 버스 뒷면에 붙은 광고판에는 이런 말이 적혀 있습니다. '페비콜, 절대적인 접착력.' 버스에 매달린 인도인들은 절대로 떨어질 리 없습니다. '삶에 대한 집착'이 있으니까요. 그것이 제품의 대단한 접착력과 같다고 비유적으로 말하는 광고죠. 버스에서 접착력을 떠올리는 '발견'입니다.

저자는 20년 넘게 국내 주요 기업 광고를 만들어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입니다. 책은 국내외 광고를 통해 '발견'의 가치를 설명합니다. 관찰과 발견은 좋은 광고를 만드는 토대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좋은 삶을 살 수 있게 돕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너무 작아서 놓치기 쉬운 것들을 발견하고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어떻게 사는 삶이 좋은 삶인지 깨닫습니다.

그렇지만 발견은 쉽지 않습니다. 저자는 "쉽게 결론 내려는 마음, 편하고 무난한 방식에 안주하는 습관이 사고를 게으르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말해요. 그 게으름을 떨쳐버리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생각이 넓고 깊어지게 되죠.

인도의 한 접착제 회사는 버스에 매달린 수많은 사람을 보여주는 광고로 '삶에 대한 집착'과 제품의 접착력을 연결했어요.
인도의 한 접착제 회사는 버스에 매달린 수많은 사람을 보여주는 광고로 '삶에 대한 집착'과 제품의 접착력을 연결했어요. /페비콜 유투브 캡처
책에는 '발견'의 순간이 가득합니다. 저자는 잘 만든 광고의 짧고 강렬한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인생에 대입해봅니다. 좋은 광고는 짧지만, 아주 긴 여운을 남기죠. 그래서 오랫동안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것이기도 할 테고요. 흔히 우리는 엉뚱하고 그래서 창의적인 사람이 좋은 광고를 만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사실 더 중요한 건 발견하는 능력일 수도 있어요.

이 책은 사회 명사에게 '다음 세대에 꼭 전하고 싶은 것이 한 가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요?'라고 묻고 그에 대한 답을 모은 '아우름 시리즈'의 29번째 책입니다.


박사 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