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버스에서 임신한 여성이 서 있자, 누군가 자리를 양보하며 "홀몸이 아니니 조심하세요"라고 말했어요.

*그 아저씨는 어렸을 때 화재로 가족을 잃고 홀몸이 되었다.

위 두 예문에서 밑줄 친 '홀몸' 중 한 개는 '홑몸'으로 써야 합니다. 어느 것인지, 또 왜 그런지 알 수 있나요? 첫 예문에서 "홀몸이 아니니 조심하세요" 대신 "홑몸이 아니니 조심하세요"라고 써야 합니다. 왜 그런지 홑몸과 홀몸의 차이를 알아볼까요?

홑몸은 첫째 '딸린 사람이 없는 혼자의 몸'이라는 뜻이 있어요. 예를 들면 '그는 교통사고로 가족을 모두 잃고 홑몸이 되었다'와 같이 씁니다. 흔히 헷갈리는 건 두 번째 뜻인 '아이를 배지 아니한 몸'입니다. '홑몸이 아니다'라고 하면 '임신하고 있다'는 뜻이 되는 거죠. 예를 들면 '홑몸도 아닌데, 장시간 여행은 무리다'와 같이 씁니다. 드라마 등에서 흔히 '홀몸도 아닌데'라고 쓰는 등 많이 틀리는 표현입니다.

홀몸은 '배우자나 형제가 없는 사람'을 뜻합니다. '천애 고아인 그는 이제까지 홀몸으로 거친 세파를 헤치며 살아왔다'와 같은 표현에서 쓰이죠. 결혼은 했지만, 배우자와 사별·이혼해 혼자 된 사람을 설명할 때도 '홀몸'이란 말을 씁니다. '어머니는 나이 서른에 홀몸이 되어서 우리 세 남매를 힘들게 키우셨다'같이요. 홀몸을 흔히 '혼잣몸'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비표준어랍니다.

'배우자나 형제가 없다'는 뜻으로는 '홑몸'과 '홀몸'이 다 쓰일 수 있다는 것도 알아두세요.

오는 10일은 '임산부의 날'입니다. 임산부는 '홑몸'일까요 아닐까요? 임산부(姙産婦)는 임부(아이를 밴 여자)와 산부(아이를 갓 낳은 여자)를 아울러 이르는 말입니다. 임부는 홑몸이 아니고, 산부는 홑몸이죠. 아이를 밴 여자를 뜻하는 '임신부'는 당연히 홑몸이 아니지요.


〈예시〉

―결혼 후 3년이 지났으나 아내는 아직 애가 없이 홑몸이다.

―홑몸인지 아닌지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은 비워두어야 한다.

―처자식이 없는 홑몸이라면 그 일에 당장 뛰어들겠다.

―전쟁 통에 홀몸으로 월남해 온갖 어려움을 극복한 기업가 인터뷰가 감명 깊었다.

―홀몸 노인을 정기적으로 찾아가는 동아리를 소개하는 기사가 신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