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음식] 콩·버섯·쌀로 만든 '인조 돼지고기'… 돼지열병 여파로 중국서 특수 누려

입력 : 2019.10.02 03:00

대체육류

중국에서 대체육류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여파로 특수를 누리고 있습니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선전에 있는 한 채식주의 식당에서는 대체육류 햄버거가 한 달 만에 1만 개 이상 팔렸고, 중추절(우리나라 추석)을 앞두고 타오바오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한정 판매로 선보인 대체육류가 들어간 월병 4000개가 이틀 만에 동났습니다. 돼지고기 품귀 현상으로 돼지고기는 물론 닭고기 등 대체육 가격까지 줄줄이 폭등하면서 '가짜 고기' '인조고기'라고도 불리는 대체육류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식물성 인조 돼지고기 '옴니포크'로 만든 요리.
식물성 인조 돼지고기 '옴니포크'로 만든 요리. /인스타그램 캡처
대체육류는 콩이나 버섯 등을 이용해 최대한 고기와 비슷한 맛을 내게 한 제품을 말합니다. 콩이나 밀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만든 콩고기와 밀고기는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대체육류는 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해 과거보다 훨씬 더 진짜 고기 맛에 가깝습니다. 고기 맛의 핵심 성분을 생명공학을 통해 규명한 덕분이죠.

미국과 유럽의 대체육류 업체들이 소고기와 닭고기 등 서양인이 주로 소비하는 육류 개발에 집중하며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돼지고기를 상대적으로 등한시해왔다는 점에 착안, 중국 대체육류 스타트업들은 돼지고기 맛 대체육류 개발에 노력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홍콩의 한 스타트업이 개발한 '옴니포크(Omnipork)'는 완두콩 단백질과 표고버섯 추출 성분, 쌀 등을 배합해 만듭니다. 색상, 모양, 질감이 간 돼지고기 같습니다. 홍콩의 한 중식당 주방장은 "옴니포크로 만든 마파두부와 만두는 진짜 돼지고기로 만든 것과 구분이 힘들 정도"라고 평가했습니다.

대체육류 시장은 급성장 추세입니다. 미국 비욘드 미트(Beyond Meat)는 지난 5월 대체육류 업체로는 처음으로 나스닥 시장에 상장해 전 세계 식품업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주당 25달러로 시작한 비욘드 미트 주가는 상장 첫날 80달러까지 뛰었고, 7월 말에는 주당 234.9달러로 치솟았습니다. 비욘드 미트의 경쟁사인 임파서블 푸즈(Impossible Foods)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와 테니스 스타 세리나 윌리엄스, 팝스타 케이티 페리와 제이 Z 등 유명인들이 투자자로 참여하면서 화제를 모으며 7억5000만달러(약 9000억원)를 투자받는 데 성공했습니다.


김성윤 음식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