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무거운 쇳덩이가 어떻게 하늘 날지? 쉽고 재미있게 듣는 비행기 이야기
항공우주 과학자가 들려주는 비행기의 모든 것
안석민·구삼옥·권기정 글|홍원표 그림
찰리북|208쪽|1만3000원
공항에 세워진 비행기들을 보면 덩치가 참 크지요? 저렇게 크고 무거운 것들이 어떻게 하늘을 날아다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합니다. 세상에 있는 비행기 중에 가장 큰 비행기로는 'AN-225' 화물수송기가 꼽혀요. 옛 소련의 비행기 제작사인 안토노프가 만든 비행기인데요. 몸체 길이 84m에 제트엔진이 6개나 달렸어요. 얼마나 큰지 탱크 10대를 한꺼번에 실을 수 있다네요. AN-225가 이런 엄청난 덩치를 갖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우주왕복선을 수송하는 용도로 사용했기 때문이에요. 커다란 우주왕복선이 자신보다 훨씬 더 큰 비행기 위에 꼬마처럼 업혀 있는 재미있는 사진을 본 적이 있을 거예요. 우주왕복선을 업은 바로 그 비행기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비행기를 연구하는 세 분의 박사님이 함께 쓴 이 책에는 이렇게 비행기에 대한 이야기들이 가득 실려 있어요. 수학이나 물리학의 원리가 비행기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부터, 비행기의 역사는 물론이고, 우리가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최첨단 항공 기술까지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펼쳐져요. 좌우가 비대칭인 비행기, 우주여행이 가능한 비행기 같은 새로운 정보와 함께 종이비행기를 멀리 날리는 방법 같은 소소한 팁도 준답니다.
- ▲ 우주왕복선을 ‘업고’ 하늘을 날 수 있는 비행기도 있어요. 옛 소련에서 만든 ‘AN-225’ 기종인데 제트엔진이 6개나 달려 있죠. /위키피디아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비행기 전문가들만이 알고 있던 아주 세세한 지식까지 설명해준다는 점이에요. 가령 공항의 관제탑에서 비행기를 향해 신호를 보내는 '빛총'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로워요. 비행기의 무전기가 고장 나면, 사용하는 최후의 비상 통신 수단이라고 해요. 빛을 깜빡여서 관제 신호를 보내는 겁니다. 먼 옛날 봉화와 닮았죠. 최첨단 기술로 만든 비행기도 비상시에는 이렇게 원시적인 방법을 쓴다고 하네요. 비행기 엔진이 움직이는 구조, 비행기의 방향을 바꿔 주는 장치 등을 설명할 때는 그림을 통해 과학적 원리까지 세세하게 설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