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전쟁에 친구도 가족도 빼앗긴 소녀… 건네받은 '빈 의자'에서 피어난 희망
입력 : 2019.09.24 03:00
"창가에는 예쁜 꽃들이 놓여 있었고 아빠는 울고 있는 남동생을 다시 재우려고 자장가를 불러주셨어요. 엄마는 아침밥을 차려주었어요."
이야기는 한 소녀가 기억하는 평화로운 아침 풍경으로 시작합니다. 학교에 간 소녀는 노래도 부르고, 그림도 그렸어요. 오전 수업이 끝나고 즐거운 점심시간이 찾아왔어요. 그런데 갑자기 천둥이라도 치듯 '우르릉 쾅쾅'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어요. 사방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비명이 들리네요. 전쟁이 일어난 거예요. 집으로 달려간 소녀 앞에는 집은 온데간데없고 시커먼 구덩이만 남아 있어요.
혼자가 된 소녀는 진흙 벌판과 험한 산길을 지나 금방이라도 가라앉을 것만 같은 낡은 배에 올라요. 소녀는 천막들이 끝없이 늘어선 난민촌에 도착해요. 하지만 난민촌 생활을 하던 소녀는 가까운 마을 학교로 갔어요. 전쟁이 나기 전에 소녀가 다니던 학교와 똑같은 풍경이 펼쳐져요. 하지만,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선생님은 소녀에게 이 교실에는 네가 앉을 자리가 없다며 나가 달라고 말해요.
실망해서 돌아온 소녀는 전쟁이 세상 사람들 모두를 삼켜버린 것 같다고 느껴요. 바로 그때 어떤 아이가 의자를 들고 소녀에게 다가옵니다. 아마도 소녀가 거절당했던 그 교실에 있었던 아이인가 봐요. "내가 이걸 가져왔어. 그러니까 너도 이제 학교에 올 수 있어." 소녀가 난민촌 천막을 나오자 많은 의자들이 줄을 지어 놓여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