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식물이야기] 아마존이 지구 산소 20% 생산? 만든 만큼 써버려서 사실상 '0'
아마존과 산소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만들어냅니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잎이 넓은 활엽수가 많이 살고 있어 햇빛과 이산화탄소를 재료로 양분과 산소를 만들어내는 '광합성' 작용이 활발한 곳입니다. 지구 '육지' 광합성량의 16%가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이뤄지죠.
- ▲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은 육지에서 이뤄지는 광합성의 16%를 담당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산소는 아마존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거의 모두 쓰입니다. /오종찬 기자
그런데 여기서 착각이 생깁니다. 광합성량이 16%라고 해서 산소 생산량도 16%라는 뜻은 아니거든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마존에서 아무리 광합성이 많이 일어나도 실제로 지구에 더하는 산소는 0에 가깝다고 합니다.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 대기과학자인 스콧 데닝은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만들어진 산소가 우리 호흡에 쓰이는 일은 사실상 없다"면서 "아마존에서 광합성으로 나오는 산소는 대부분 산림 내 생물이 소비한다"고 했어요.
이는 식물이 광합성으로 산소를 만들어도 스스로 숨을 쉬며 다시 그 산소를 사용하기 때문이에요. 식물은 낮이나 밤이나 일정하게 산소를 들이마시는데, 밤에는 광합성을 멈추니까 낮에 만든 산소를 다시 자기가 마시는 셈이 됩니다. 이뿐만 아니라 아마존 생태계 속 곤충과 동물도 숨을 쉴 때 산소를 소비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무수한 미생물도 산소를 쓰면서 물질을 분해하고 있죠.
또 광합성을 통해 만들어내는 산소 생산량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와 직결됩니다. 식물은 빛을 이용해 잎 속 기관인 엽록체에서 이산화탄소 분자 1개를 산소 분자 1개로 바꿉니다. 즉 이산화탄소만큼의 산소만 만들 수 있는 셈인데 대기 중에는 이산화탄소가 약 0.03%밖에 없습니다. 대기 중 산소 농도는 21%에 달하니, 지구 산소의 20%를 만들어 낸다면 지구 대기의 5%를 아마존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광합성 원리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생각하면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럼 우리가 숨 쉬는 산소는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요? 바다에서는 35억년 전부터 엽록체의 조상인 광합성세균이 등장해 산소를 뿜어왔습니다. 산소가 없던 지구 대기는 덕분에 지금처럼 산소가 풍부한 공기로 바뀌었죠. 전문가들은 육지와 바다에서 무수한 생명체가 산소를 쓰고, 산소를 만들지만 지구 전체 대기 구성비율을 바꾸기에는 미미한 양이라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아마존 열대우림 화재 문제가 덜 중요하다는 뜻은 아니에요. 전 세계 동식물종의 3분의 1이 서식하는 지구 생명의 저장고로, 생물 다양성을 위해 아주 중요한 장소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