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김경일의 심리학 한토막] 그냥 알게된 것보다 실수 통해 배운 것 더 잘 기억한대요
입력 : 2019.08.28 03:00
실수
야구에서 선수의 실책, 직장에서 회사원의 업무상 잘못, 시험 답안지에 쓴 오답.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네, 틀렸다는 겁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심리학적으로는 훨씬 더 중요한 공통점이 하나 더 있어요. 바로 '가만히 있지 않고 무엇이든 하려고 하다가' 벌어진 일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우리는 아무것도 안 한 사람보다, 뭔가를 하려다 잘못한 사람을 더 비난합니다. 실수가 눈에 확 띄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흔히 실수를 통해 배운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인간은 실수 없이 배운 것보다 실수 후에 배운 것을 더 잘 기억하고, 잘해내지요. 왜 그럴까요? 실수 연구로 유명한 컬럼비아 대학의 자넷 멧칼프(Metcalfe)와 리사 손(Son) 교수 등의 실험을 소개할게요.
그런데 재미있게도 우리는 아무것도 안 한 사람보다, 뭔가를 하려다 잘못한 사람을 더 비난합니다. 실수가 눈에 확 띄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흔히 실수를 통해 배운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인간은 실수 없이 배운 것보다 실수 후에 배운 것을 더 잘 기억하고, 잘해내지요. 왜 그럴까요? 실수 연구로 유명한 컬럼비아 대학의 자넷 멧칼프(Metcalfe)와 리사 손(Son) 교수 등의 실험을 소개할게요.
- ▲ 심리학 실험에 따르면 백지를 낸 학생보다 '분명히 맞을 거야'라고 믿으며 답을 적고 틀린 학생이 나중에 알려준 정답을 더 잘 기억합니다. 뭔가를 해보고 틀렸을 때 더 잘 기억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약간 시간을 준 뒤, 네 그룹 모두에게 정답을 알려줍니다. 다시금 얼마쯤 지난 뒤 정답을 얼마나 잘 기억하고 있는지 관찰합니다.
누가 가장 정답을 잘 기억해 냈을까요? 틀린 답을 적고 자신 있어 했던 그룹, 즉 '자신 있게 틀렸던 그룹'이었답니다. 반면 아예 답을 적지 않은 그룹은 정답을 듣고도 잊어버린 사람이 가장 많았고요. 이 두 그룹이 정답을 기억하는 비율은 두 배 이상 차이가 났어요.
이 실험이 의미하는 건 뭘까요? 일이든 공부든 자신이 정답을 맞혔다고 자신하다가 틀렸을 때, 그렇게 알아낸 올바른 지식이나 행동을 오래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아인슈타인은 고교 시절 낙제생이었다'는 잘못된 속설을 굳게 믿는 사람과 그런 속설을 들어본 적 없는 사람에게 '아인슈타인은 우등생이었다'는 말을 해주면 누가 더 잘 기억할까요? 잘못된 사실을 알고 있던 이들입니다. '어? 그게 아니었어?'하고 눈과 귀를 쫑긋 세우기 때문이죠. 이를 심리학에서는 '주의의 포획(attentional capture)'이라고 합니다.
사람은 그래서 실수를 통해 배웁니다. 실수를 하지 않으면, 실수를 했던 사람보다 배우는 게 적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랫사람이나 자녀가 자신감 있게 시도했다가 틀렸을 때 이를 과하게 꾸짖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이제는 은퇴한 이종범 선수는 가만히 두면 상대 선수의 안타로 기록될 타구도 굳이 무리해서 잡으려다 실책을 만들곤 했어요. 그렇지만 그런 시도들이 그를 한국 야구사에 남을 최고의 유격수로 만들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