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식물이야기] 1만년 전 강아지풀만큼 작던 옥수수, 개량 거듭해 지금처럼 커져
입력 : 2019.08.23 03:05
옥수수
은빛이 도는 알갱이를 보면 나도 모르게 한입 베어 물고 싶어져요. 새끼손톱만 한 알갱이가 통통하게 물이 올라 줄지어 서 있는 한여름에 수확한 '옥수수'. 한 소쿠리 삶아 고소하고 쫄깃쫄깃한 맛과 식감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알갱이가 빠지고 뾰족뾰족한 흔적만 남은 대만 잔뜩 남고 말아요.
이처럼 여름철 별미로 우리가 즐기는 옥수수는 바로 '찰옥수수'랍니다. 이름처럼 차진 식감이 특징이지요. 찰옥수수 한 알갱이의 성분을 분석해보면 일단 씨눈을 둘러싼 부분이 '아밀로펙틴'이라는 점성이 높은 성분으로 이뤄져 있어요. 수분이 적은 편이라 씹었을 때 톡 터지면서 밥처럼 느껴질 정도로 쫄깃하고 고소한 성분이 터져 나와요.
이처럼 여름철 별미로 우리가 즐기는 옥수수는 바로 '찰옥수수'랍니다. 이름처럼 차진 식감이 특징이지요. 찰옥수수 한 알갱이의 성분을 분석해보면 일단 씨눈을 둘러싼 부분이 '아밀로펙틴'이라는 점성이 높은 성분으로 이뤄져 있어요. 수분이 적은 편이라 씹었을 때 톡 터지면서 밥처럼 느껴질 정도로 쫄깃하고 고소한 성분이 터져 나와요.
- ▲ 여름을 맞아 옥수수 제철이 왔습니다. 지금 우리가 먹는 찰옥수수(말풍선 속 위)는 알갱이가 굵고 많지만 옥수수의 머나먼 조상 테오신트(말풍선 속 아래)는 알갱이가 작고 수도 적어요. 마치 강아지풀처럼요. /위키피디아·신현종 기자
최근에는 '초당옥수수'와 같은 새로운 옥수수도 만날 수 있어요. 찰옥수수와는 다른 단옥수수 계열인데, 씹을 때 아삭한 느낌이 드는 게 특징입니다. 찰옥수수보다 더 달고, 수분 함량도 많아요. 찰옥수수보다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입니다.
옥수수는 중국을 통해서 16세기쯤 전래됐다고 합니다. 옥수수는 수확해 상온에 보관하면 알갱이의 당분 성분이 전분으로 바뀌면서 단맛이 금방 줄어들어요. 상온에 보관하면 점점 달콤해지는 고구마와는 정반대죠.
옥수수가 다양한 품종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과학자들은 옥수수의 특수한 유전자 구조 때문이라고 말한답니다. 옥수수에는 '전이인자'라는 독특한 유전자가 있어요. 특정한 위치에 고정돼 유전되는 다른 유전자와 달리 전이인자는 이리저리 다른 곳으로 튀어 다닐 수 있답니다.
전이인자가 새로운 위치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돌연변이가 일어납니다. 옥수수의 전이인자는 전체 유전정보의 85%를 차지하는데, 이는 사람에 비해 두 배가량 많은 비율입니다. 전이인자는 옥수수 알갱이의 알록달록한 색깔에 호기심을 느낀 미국 유전학자가 발견했어요. 옥수수 한 개에도 여러 색깔의 알갱이들이 있는 건 색깔을 결정하는 유전자가 움직여 다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옥수수의 조상은 지금 옥수수와는 큰 차이가 납니다. 9000년 전 등장했다고 추정되는 멕시코의 '테오신트'가 머나먼 조상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것도 옥수수야?'라는 말이 나옵니다. 테오신트는 강아지풀처럼 생겼는데 씨알이 지금처럼 크지도 않고 많지도 않아요. 게다가 단단하기까지 했죠. 같은 식물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지금처럼 튼튼하고 커다란 옥수수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게 된 것은, 개량이 쉬운 옥수수의 특성에 인류의 끊임없는 노력이 더해졌기 때문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