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물은 어디서 오고, 돈은 누가 만들까? 그림으로 이해하는 '물건의 흐름'

입력 : 2019.08.23 03:07 | 수정 : 2019.08.23 04:09
어린이를 위한 생산과 이동의 원리

어린이를 위한 생산과 이동의 원리

리비 도이치 글|발푸리 커툴라 그림
성세희 옮김|풀과바람|56쪽|1만3000원

성장한다는 것, 세상을 알아간다는 것은 내 눈앞에 보이는 것의 이면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겠지요. 내 책상 위의 바나나는 어디서 온 것일까요? 내가 싼 똥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어떻게 휴대폰은 먼 곳에 있는 친구와 나를 연결하는 것일까요? 수돗물은 어디에 대기하고 있다가 내가 틀자마자 콸콸 쏟아지는 것일까요?

내 눈앞에서 사라지면 영영 없어질 것 같았던 것이 어떤 형태로든 다시 돌아온다는 것을 이해할 때 우리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좀 더 잘 알게 됩니다. 물건들의 생산과 이동에 대해서 알게 되면 좀 더 넓은 세계의 순환 원리도 이해하게 됩니다.

이 책은 펼친 면을 가득 채우는 그림과 설명으로 구성돼 있어요. 편지는 어떻게 배달되는지, 온라인 쇼핑으로 주문하면 물건은 어떻게 내게 당도하는지, 우리가 비행기를 탈 때 우리의 여행 가방은 어떤 방식으로 나름의 여행을 하는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촘촘하게 그려 보여줍니다. 우리가 쓰는 물건들이 누구의 손으로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우리에게 왔는지. 그 전체 과정을 꼬리에 꼬리를 무는 화살표를 따라 단계별로 설명합니다. 어떤 물건을 가지거나 먹기까지 어떤 과정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뤄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죠.

어린이를 위한 생산과 이동의 원리 책 속 일러스트
/풀과바람

그렇게 그려진 '흐름의 지도' 20장이 담겨 있어요. 돈의 역사에서 GPS의 작동 원리까지 복잡한 층층의 과정을 알기 쉽게 풀어 보여주면서도 짚어야 할 부분은 놓치지 않고 있어요. 환경과 인권, 윤리적 소비의 측면도 함께 생각하게 합니다.

또 이 책을 통해서 볼 수 있는 것은 수많은 직업입니다. 이 사회를 유지하고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이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역할을 충실하게 하고 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기술의 측면에서도 사람이 맡은 역할의 측면에서도 눈여겨볼 부분이 많은 책입니다.


박사·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