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충격고백! 이황, 과거시험 3번 낙방'… 신문·일기로 재밌게 풀어낸 과거제도

입력 : 2019.08.16 03:00
'과거 제도, 조선을 들썩이다'
과거 제도, 조선을 들썩이다|이광희·손주현 지음|박양수 그림|푸른숲주니어|183쪽|1만3800원

조선을 세울 때 큰 공을 세우고 제3대 임금이 되는 태종, 유학의 본고장인 중국에서도 인정하는 성리학의 대가 이황과 이이, 임진왜란을 극복한 일등공신 이순신과 유성룡, 조선 후기 대표적 학자 정약용. 이들의 공통점은 과거 시험에 급제했다는 겁니다.

'조선 시대 과거 시험과, 요즘의 대학수학능력시험 가운데 뭐가 더 어려울까?'라는 질문으로 이 책은 시작합니다. 어떨까요. 조선 왕조 500여년 동안 과거 시험 합격자(문과 기준)는 약 1만5000명에 그쳤습니다. 한 해 30명꼴이니 과거 '사법 시험'보다도 합격하기 어렵던 시험이었죠. 퇴계 이황도 과거 시험에 세 번이나 낙방했습니다.

책 '과거 제도, 조선을 들썩이다'는 과거라는 시험을 통해 조선 사회 전반을 이해하도록 돕습니다. 조선 왕조는 자그마치 500여년이나 이어졌어요. 이렇게 오랫동안 하나의 왕조를 지킨 나라는 드물죠. 이 굳건함의 뿌리가 바로 공평하게 인재를 등용했던 과거 제도입니다. 핏줄이 좋아서, 조정에 친한 사람이 있어서 출세하는 방식과는 다르죠. 이런 실력주의에 따른 인재 등용은 유럽에서도 19세기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이뤄지거든요. 중국과 우리나라, 베트남 정도에서만 채택해왔던 과거 제도가 사실 현대적인 공무원 시험, 대학 입시와도 맞닿아 있는 것이죠.

딱딱하기만 할 수 있는 '과거 제도'에 대한 이야기를 친숙하게 느끼게 해주는 것도 장점입니다. 소과에 세 번 낙방한 이황의 이야기를 '단독! 이황, 과거 낙방 충격 고백' 같이 다루는 등 삽화와 인터뷰, 토론, 일기, 신문 형식을 활용해 재미를 주거든요.

'과거 제도, 조선을 들썩이다'
/푸른숲주니어
만약 '과거 제도'라고 하면 마당에 우르르 모여 앉아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시험을 보거나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모습부터 떠오른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세요. 더 뛰어난 사람을 뽑아 나라를 편안하게 하려는 마음은 조선 시대나 지금이나 같았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김성신 출판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