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장소] 한쪽은 파키스탄령, 다른쪽은 인도령… 70년간 두 나라가 이 땅 두고 '으르렁'

입력 : 2019.08.14 03:07

카슈미르

지난 5일 인도 정부가 이제까지 헌법으로 보장해온 인도령 카슈미르 특별자치권을 폐지했어요. 카슈미르 지역은 인도와 파키스탄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며 갈등이 이어져온 곳이에요. 지금껏 인도령 카슈미르는 국방·외교를 뺀 나머지 영역에서 자치권을 누리고 있었는데, 앞으론 인도 정부가 직접 통치하겠다는 거예요.
인도령 카슈미르에 있는 수루 계곡.
인도령 카슈미르에 있는 수루 계곡. /위키피디아

인도 북서부에 있는 카슈미르는 험준한 산악지대예요. 세계에서 둘째로 높은 산인 K2가 있는 카라코람산맥이 카슈미르를 지나죠. 전체 면적(22만㎢)은 한반도와 비슷하지만 인구는 약 1100만명에 그쳐요. 자연경관이 뛰어나지만 긴 분쟁을 겪고 있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옥'이라 불립니다.

카슈미르는 원래 독립 왕국이었다가 14세기 후반 이슬람교 무굴제국의 일부가 됐어요. 무굴제국이 영국 식민지가 되면서 카슈미르도 영국 지배하에 들어갔지요.

카슈미르 지도

2차 대전이 끝난 뒤 영국이 인도 대륙에서 물러가고, 힌두교 국가 인도와 이슬람교 국가 파키스탄이 들어섰어요. 두 나라 가운데 놓인 카슈미르가 갈등의 씨앗이 됩니다. 카슈미르는 인구 70% 이상이 이슬람교도지만, 지배 계층은 힌두교도가 더 많았거든요. 카슈미르 지배 계층이 인도에 귀속되겠다고 선언하자 파키스탄이 반발해 두 나라는 카슈미르를 놓고 2년간 전쟁을 벌였어요.

1949년 유엔의 중재로 인도와 파키스탄이 휴전하면서 카슈미르 지방 가운데 인도 쪽 3분의 2는 인도령 잠무 카슈미르가 되고, 파키스탄 쪽 3분의 1은 파키스탄령 아자드 카슈미르로 나뉘었어요. 그러나 오늘날까지도 두 나라는 카슈미르가 서로 자기 땅이라며 으르렁거리고 있죠. 두 나라가 국제사회의 비판을 무릅쓰고 핵무기를 개발한 것도 카슈미르 때문이었어요.

긴 분쟁에도 불구하고 카슈미르는 아름다운 고장입니다. 고급 모직물을 뜻하는 영단어 '캐시미어(cashmere)'가 카슈미르에서 나왔습니다. 카슈미르에서 키우는 산양 털로 만든 양탄자와 모직 제품이 명품으로 꼽혔거든요.

박의현·창덕여중 지리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