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면접으로 부모를 고른다면 나는 어떤 사람을 선택할까?
입력 : 2019.07.30 03:00
참기름과 라면은 친구였어요. 어느 날 둘이 대판 싸워요. 경찰이 왔어요. 그런데 라면만 잡혀갔어요. 이유가 뭘까요? '참기름이 고소해서'입니다. 그런데 다음 날은 참기름이 잡혀갔어요. 그 이유는 뭘까요? '라면이 불어서'입니다. 중의법을 사용한 농담 중 하나예요. 책을 읽다 보면 이런 '중의적 표현'이 등장할 때가 있어요. 한 단어가 두 가지 이상의 뜻으로 해석될 수 있도록 의도해서 쓰는 수사법이에요. 저 농담에서 쓰인 '고소해서'와 '불어서'처럼 말이죠.
청소년 소설 '페인트'는 중의적 표현을 아주 멋지게 활용한 작품이기도 해요. 소설에서 '페인트'는 청소년들이 '부모 면접(parent's interview)'을 줄여 부르는 은어입니다. 부모 면접이라니 뭘까요. 구직자가 회사에서 입사 면접을 보듯 아이가 부모가 되겠다는 예비 부모 후보를 면접하는 제도죠.
소설은 가까운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합니다. 주인공 제누는 NC센터에서 나고 자라난 17세 소년이에요. 제누는 고아인데, '페인트'를 통해 같이 살 부모를 고를 권리가 있어요. 그는 17세가 될 때까지 무려 4년 동안 여러 번 '페인트'를 치렀어요. 하지만 입양을 통한 정부의 복지 혜택에만 관심 있는 예비 부모들을 만나면서 결정을 계속 미뤄왔습니다. 그런데 제누에겐 이제 남은 시간이 별로 없어요. 20세가 되면 혼자 센터를 떠나 독립해야 합니다. 이대로라면 험한 세상에 단 한 사람의 가족도 없이 던져지게 되지요.
- ▲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