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수십㎏ 달하는 '입는 로봇', 섬유소재로 가벼워지는 중
입력 : 2019.07.25 03:00
[웨어러블 로봇]
웨어러블 로봇, 1890년 논문에 첫등장…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개발됐죠
근력 키워주고 부상도 예방해요… 공항·생산공장·우주 등에서 쓰여
"1㎏짜리 옷을 입으면 10㎏의 힘을 더 낼 수 있다."
지난달 과학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한국기계연구원(기계연)의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을 소개하는 논문이 실렸어요. 2008년 주인공이 강철 슈트를 입고 활약하는 영화 '아이언맨'이 개봉한 이래, '누구든 아이언맨이 될 수 있다'는 신문 기사가 많이들 나왔죠. 바로 '웨어러블 로봇'을 가리키는 얘기예요.
◇사람에게 힘을 더하는 '철갑 슈트'
'웨어러블'은 입을 수 있다는 뜻이에요. 웨어러블 로봇은 팔다리에 착용하는 작은 것부터 온몸이 쏙 들어가는 로봇 형태까지 다양해요. 주로 근육의 힘인 '근력'을 늘려 주거나 위험한 일을 할 때 부상당할 위험을 줄여 주는 역할을 해요.
지난달 과학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한국기계연구원(기계연)의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을 소개하는 논문이 실렸어요. 2008년 주인공이 강철 슈트를 입고 활약하는 영화 '아이언맨'이 개봉한 이래, '누구든 아이언맨이 될 수 있다'는 신문 기사가 많이들 나왔죠. 바로 '웨어러블 로봇'을 가리키는 얘기예요.
◇사람에게 힘을 더하는 '철갑 슈트'
'웨어러블'은 입을 수 있다는 뜻이에요. 웨어러블 로봇은 팔다리에 착용하는 작은 것부터 온몸이 쏙 들어가는 로봇 형태까지 다양해요. 주로 근육의 힘인 '근력'을 늘려 주거나 위험한 일을 할 때 부상당할 위험을 줄여 주는 역할을 해요.
- ▲ /그래픽=안병현
그로부터 다시 50년이 흐른 지금은 다양한 웨어러블 로봇들이 개발되고 있답니다. 1991년 일본 쓰쿠바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HAL은 근력을 키우는 데 특화돼 있어요. 최근에 나온 'HAL-5' 모델은 자체 힘으로 최대 70㎏까지 거뜬히 들어 올린답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종일 무거운 짐이 오가는 공항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HAL을 쓰고 있어요. 미국 포드 공장도 팔 힘을 키워주는 '엑소베스트'를 2017년 도입해 생산 현장에서 쓰고있어요.
우주에서 쓰이는 웨어러블 로봇도 있어요.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2012년 공개한 'X1'은 우주비행사들이 국제우주정거장(ISS) 등 우주에 나가서 생활할 때 근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요. 우주에 나가면 지구처럼 중력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근력이 약해지기 십상이거든요.
◇'가볍게, 더 가볍게!'
웨어러블 로봇의 가장 큰 문제는 무겁다는 겁니다. 웨어러블 로봇은 대부분 신체의 일부 또는 전부를 덮는 '외골격'(곤충의 껍질처럼 몸 밖을 둘러싸 몸을 지탱하는 골격) 로봇 형태입니다. 로봇의 관절을 움직이고 힘을 늘리는 장치인 '구동기'가 곳곳에 장치되어야 할뿐더러, 동력을 로봇 관절에 전달하기 위한 선도 여럿 필요하거든요. 어떤 웨어러블 로봇은 수십㎏ 수준이라 노약자 등은 혼자 입고 벗기조차 어려워요.
그래서 최대한 가볍게 만들기 위해 가느다란 골격만 남기거나, 구동 장치 외에는 섬유 같은 소재를 이용하는 등 무게를 줄이는 다양한 방법이 개발되고 있어요. 2017년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이 개발한 '소프트 엑소수트'는 허리를 감싼 밴드와 발목에 둘둘 감은 보호대를 전선으로 멜빵처럼 연결한 형태입니다. 이 로봇은 걸을 때 에너지 소비량을 최대 23%까지 줄여 주는데, 무게는 7㎏ 정도밖에 안 됩니다. 오래 걸어야 하는 군인, 제대로 걷기 어려운 환자들이 유용하게 쓸 수 있겠죠.
기계연이 지난달 발표한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도 그중 하나입니다.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바람막이 점퍼처럼 생겼지만, 힘을 더 내도록 돕는 구동기가 옷 안에 숨어 있지요. 연구팀은 '형상기억합금'을 이용했어요. 형상기억합금은 한번 모양을 만들면 항상 원래 모양으로 돌아가려고 하죠. 연구팀은 실처럼 가닥가닥 뽑은 형상기억합금을 돌돌 말아 스프링처럼 만든 뒤, 이 스프링 다발을 옷의 팔 부분에 넣었어요. 사람이 팔을 굽히면서 힘을 주면 전류가 흘러 스프링이 수축하면서 최대 10㎏의 힘을 낸답니다. 가벼운 재료를 쓴 덕분에 옷 무게는 겨우 1㎏에 불과해요.
여러분이 성장해 어른이 됐을 때 어떤 웨어러블 로봇이 나올지 기대되지 않나요?
[마비된 사람의 척추신경 자극해 움직이게 돕는 로봇도 있대요]
한국기계연구원은 산업 현장뿐만 아니라 의료, 재활 분야에서도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이 활발히 쓰일 거라고 내다보고 있어요. 웨어러블 로봇은 몸을 마음대로 쓸 수 없는 사람을 돕는 역할도 하거든요.
일본이 개발한 HAL은 근력이 약한 장애인이 편하게 움직일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어요. 또 사고나 질병으로 잃은 신체 부위에 부착해 마치 의수처럼 쓸 수 있는 작은 웨어러블 로봇들이 이미 현실에서 쓰이고 있어요.
척추를 다쳐 하반신이나 전신이 마비된 사람의 신경을 자극해 움직일 수 있게 돕는 웨어러블 로봇도 있어요. 미국 리워크 로보틱스사에서 개발한 로봇과 공경철 서강대 교수팀이 개발한 로봇이 좋은 예입니다. 또 NASA가 우주용으로 개발한 'X1'도 척추가 마비된 장애인이 걷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요.
환자를 돌보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다양한 웨어러블 로봇이 나오고 있어요. 몸이 불편한 환자를 쉽게 옮길 수 있도록 돕는 로봇이 대표적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