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4000년 전 고대 이집트 어린이들은 학교 갔을까? 무슨 심부름 했을까?

입력 : 2019.07.19 03:07
어린이로 사는 건 너무 힘들어!

어린이로 사는 건 너무 힘들어!

스트레이티 채 지음|마리사 모레아 그림
서남희 옮김|을파소|64쪽|1만4000원

누구나 자신의 삶이 제일 힘들다고 느낍니다. 날마다 직장에 다니며 하기 싫은 일까지 해가면서 돈을 벌어야 하는 어른이라면 어린이의 삶이 참 편해 보일 거예요. 그렇지만 막상 어린이들의 입장에서는 힘든 일이 한둘이 아니지요. 재미없는 공부를 잔뜩 해야 칭찬받고, 하고 싶은 게임은 맘대로 하지도 못해요. 가끔은 학교 가기 싫은 날도 있는데 빠질 수도 없죠. 그런데 학교도 없고 공부할 것도 많지 않았던 수천 년 전으로 돌아가면 좀 살기가 편했을까요?

이 책은 4000년 전 고대 이집트 어린이의 삶을 현재 어린이의 삶과 비교하여 들려줍니다. 고대 이집트의 아이들은 사는 게 좀 쉬웠을까요? 그랬을 것 같지 않아요. 당시의 아이들은 아이를 위한 옷도, 아이에게 맞춤한 장난감이나 교재도 없이 어른들 틈에 섞여 자라났어요. 어렸을 때부터 동생을 돌본다든가 물을 긷는다든가 변기를 비우고 농사일을 하면서 어른처럼 노동해야 했고요. 계급이 낮거나 노예인 아이들은 더 힘들게 살아야 했어요. 아파도 소똥이나 새의 피, 파리의 피를 마시는 부실한 치료를 받아야 했어요. 악어나 하마, 독이 있는 전갈 등 생명을 위협하는 동물들과 공존하기도 쉽진 않았어요.

/을파소
/을파소
이 책의 목적은 단순히 "요즘 애들 사는 게 편하다"는 말을 해주려는 것이 아닙니다. 정치, 교육, 문화, 종교 등 전 분야에 걸친 고대 이집트인들의 생활을 친근하게 소개하려는 시도지요. 옷과 머리 모양은 어땠는지, 집과 가족은 어떻게 살았는지. 당시의 어린이는 어떤 심부름을 했는지, 교육은 어떻게 받았는지. 어떤 음식을 먹고, 병이 나면 어떻게 치료하고, 종교는 어떤 것을 믿었는지 생활 전반이 한눈에 펼쳐져요. 영국박물관(The British Museum)이 고증한 이집트인의 삶이 아이들의 눈으로 다시 생생하게 살아납니다.



박사·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