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97] '핼쑥하다'와 '해쓱하다'

입력 : 2019.07.18 03:00
1. 연예인들에 관한 최근 기사 내용입니다.

* '투병 중인 B, 헬쓱해도 여전히 꽃미남' '놀랍도록 핼쓱한 얼굴로 새 영화 제작 보고회 등장한 B' ' 핼쑥한 얼굴로 취재진 앞에 나선 C' '안쓰러울 정도로 헬쑥해진 D'.

2. 한 공영 방송사의 '우리말 겨루기'에 소개된 문제 중 하나입니다.

"'너 요즘 얼굴이 (핼쓱, 헬쓱, 핼쑥, 헬쑥)한데, 무슨 안 좋은 일 있니?'에서 빈칸에 들어갈 말은 어느 것일까요?"

[예쁜 말 바른 말] [97] '핼쑥하다'와 '해쓱하다'
/그림=정서용
1과 2에서 어떤 낱말을 써야 맞는지 아시겠어요? 정답은 '핼쑥'입니다. '얼굴에 핏기가 없고 파리하다'라는 뜻이죠.

언론사조차도 틀린 낱말을 쓰고 있고, 우리말 달인을 찾는 퀴즈에도 문제로 나오는 것 보면 상당히 많은 사람이 헷갈리는 말임을 알 수 있지요.

'핼쑥하다'는 예를 들어 '무리한 다이어트로 핼쑥해진 얼굴' '시험을 앞두고 스트레스를 받은 탓인지 요새 친구들 얼굴이 많이 핼쑥해졌다'와 같이 쓸 수 있어요.

'핼쑥하다'와 거의 같은 뜻을 가진 말로 '해쓱하다'도 있어요. '해쓱하다'는 '얼굴에 핏기나 생기가 없어 파리하다'라는 뜻입니다. 예를 들면 '해쓱한 얼굴' '그녀는 얼굴이 해쓱하고 몸이 바짝 마른 사람이었다'와 같이 쓸 수 있어요. 얼굴이 파리하다는 말을 하려면 '핼쑥하다'나 '해쓱하다' 둘 중 하나를 쓰면 되는 것이죠.

'핼쑥'은 '헬쑥' '헬쓱' '핼쓱' 등 여러 형태로 잘못 쓰이는데 특히 '핼쓱'으로 잘못 쓰는 사례가 많아요. 아마도 표준어인 '핼쑥하다'와 '해쓱하다'를 혼동해 그 중간쯤 되는 표기를 하는 것 아닌가 생각됩니다. 참고로 '해쓱하다'는 북한에서는 '두드러지게 하얗다'라는 뜻으로 쓰여요.

예시
류덕엽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