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1943년 美 사막서 진행된 핵폭탄 개발… 사막은 오염, 바다 건너는 쑥대밭 됐죠
입력 : 2019.07.05 03:07
초특급 비밀 프로젝트
조나 윈터 글|지넷 윈터 그림
마술연필 옮김|보물창고|48쪽|1만3800원
초특급 비밀 프로젝트라니, 생각만 해도 두근두근해요. 하지만 슬프게도 이 '초특급 비밀 프로젝트'는, 비록 성공했지만 가슴 두근거리게 즐겁기만 한 프로젝트는 아니었어요.
1943년 3월 미국 정부는 뉴멕시코주 한 사막에 있는 '이름도 없고, 공식적으로는 존재하지도 않는' 마을을 접수합니다. 영재들을 위한 사립학교 문을 닫고 그 자리에 핵물리학자, 화학자들을 불러모아 연구소를 차렸죠. 이 중 여럿은 나중에 노벨상도 탔죠. 그들이 이곳에서 무얼 했느냐고요? 바로 핵폭탄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철저한 비밀이었어요. 과학자들을 위해 청소하고 요리하고 보초를 서는 수백 명 넘는 사람도 비밀서약을 했거든요. 적들이 알아서는 안 되는 일이다 보니 미국 주민에게도 이를 감춰야 했어요.
그래서 핵무기 개발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아무것도 모르고 살다가 화를 입은 사람과 동식물도 있었죠. 핵실험이 이뤄지는 곳 근처에서 평화로운 자연 풍경을 그리던 화가, 나무로 인형을 조각하던 미국 원주민(인디언), 코요테와 선인장….
- ▲ /보물창고
비밀리에 만든 핵무기는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에, 3일 뒤인 8월 9일 일본 나가사키에 떨어집니다. 핵폭탄 투하로 제2차 세계대전은 예상보다 일찍 끝났고, 결과적으로 인명 피해가 줄었다는 주장도 있죠. 그렇지만 이 핵폭탄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16만4000명에서 21만4000명에 이른다고 해요.
아직 이 세상에는 약 1만6000개의 핵무기가 있다고 합니다. 책 속 이 글귀가 기억납니다. "이 숫자가 '0'이 되는 그날을 희망하며." 저자뿐 아니라 우리의 희망이기도 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