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95] '해코지'와 '턱없다'

입력 : 2019.07.04 03:00
* TV 드라마 예고편에 나온 내용입니다. "홀로 공원을 거닐던 여자 주인공을 한 무리의 남자들이 해꼬지하려 하자, 남자 주인공이 도와주려고 나섰다."

* 최근 진주 지역에 동물화장장 신청이 들어오자 지역 주민들이 '택도 없다'며 반대 집회를 열었다.

[예쁜 말 바른 말] [95] '해코지'와 '턱없다'
/그림=정서용
위 예시 문장에서 잘못 쓰이고 있는 말이 각각 하나씩 있는데, 알아맞혀 보세요. 정답은 '해꼬지'와 '택도 없다'입니다. 각각 '해코지'와 '턱도 없다'라고 고쳐 써야 해요.

먼저 해코지는 '남을 해치고자 하는 짓'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여기에서 '해(害)'는 '이롭지 아니하게 하거나 손상을 입힘, 또는 그런 것'에 해당돼요. 예를 들어 '말 못하는 동물에게 해코지하지 마라' '그들이 네게 해코지를 할지 모르니 조심해라'와 같이 쓸 수 있어요. '해꼬지'는 잘못된 표현이죠. 표준어는 '해코지'입니다.

다음으로 '턱도 없다'의 기본형인 '턱없다'는 첫째, '말이나 행동이 이치에 닿지 아니하거나, 그럴 만한 근거가 전혀 없다'는 뜻이에요. 예를 들면 '그의 말은 너무 턱없어 아무도 그 말을 곧이듣지 않는다'와 같이 씁니다. 둘째, '어떤 일을 하기에 수준이나 분수에 맞지 아니하다'라는 뜻입니다. '그 친구가 우리 학교 학생 대표로 세계 청소년 토론대회에 출전한다는 것은 턱없는 짓이다'와 같이 쓸 수 있어요.

'턱없다'에서 '턱'이란 '마땅히 그리하여야 할 까닭이나 이치'를 뜻하는 의존명사입니다. 주로 '없다'와 짝을 이루어 '절대 그럴 리 없다'는 뜻을 나타내지요. 그래서 '턱'이 없는 상태, 즉 사리나 조리에 맞는 아무런 까닭이나 근거가 없는 상태를 뜻하는 말은 '무턱'입니다. '잘 헤아려 보지도 아니하고 마구'란 뜻의 부사어 '무턱대고'로 많이 씁니다.

예시
류덕엽 서울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