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장소] 16세기부터 日 상업중심지로 성장… 특산물 몰려 '먹다가 망한다'는 말도

입력 : 2019.07.03 03:00

오사카

지난달 28~29일 G20 정상회의가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됐어요. 오사카라고 하면 광역단체인 오사카부(府)를 가리키기도 하고, 오사카부의 중심 도시인 오사카시(市)를 가리키기도 하는데, G20 정상회의는 오사카부에 속한 오사카시에서 이뤄졌죠.

오사카시는 인구 약 270만명의 도시로 도쿄·요코하마에 이어 일본에서 셋째로 큰 도시입니다. 다만 요코하마는 사실상 도쿄 생활권에 있기 때문에 일본인들은 오사카시를 제2의 도시라고 해요.

음식점이 잔뜩 들어선 일본 오사카 신세카이 거리.
음식점이 잔뜩 들어선 일본 오사카 신세카이 거리. /게티이미지뱅크
오사카는 일본 전국시대까지 일왕이 머무르는 도시 교토의 문호 역할을 했어요.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1583년 거대한 성을 짓고 상인들을 강제로 성 밑에 이주시켜 넓은 조카마치(성 아래 도시)를 형성하면서 일본 상업의 중심지로 성장했죠.

이번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은 오사카성에서 기념 촬영을 했는데, 지금 남아 있는 성은 도요토미가 패망하면서 파괴됐다가 다시 지은 것인데, 원래 규모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일본은 오사카가 '천하의 부엌'이라고 뽐냅니다. 17세기 이후 일본 정치의 중심지는 에도(현재의 도쿄)로 넘어갔지만 일본 각 지역의 특산물은 상업 중심지인 오사카로 모였거든요. 다양한 특산물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다 보니 '교토는 입어서 망하고, 오사카는 먹어서 망한다'는 속담도 나왔다고 해요.

오사카와 도쿄는 각각 일본의 간사이(관서) 지역과 간토(관동) 지역을 대표하는 도시입니다. 은연중에 서로 자신이 낫다고 생각하죠. 그래서 19세기부터 오사카와 도쿄의 도시 문화를 비교하는 출판물이 나왔다고 해요.

오사카 사람들의 활기찬 생활력을 대표하는 것이 다소 억센 오사카 사투리예요. 일본 작품을 우리말로 번역할 때 느낌을 살리기 위해 부산 사투리로 옮기는 경우가 많아요.

오사카에는 사회적·민족적 소수자 거주 지역이 남부 지역에 초승달 형태로 형성돼 있습니다. 오사카가 국제적인 상업 도시로 성장해나갈 때 값싼 노동력을 제공해준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만들어졌어요. 그중 한 곳이 오사카 한인타운입니다. 쓰루하시역 주변에 있는 오사카 한인타운은 광복 이전부터 존재했어요. 특히 제주도 출신의 이민자가 많았어요. 오사카 한인타운에는 여전히 한국 음식 재료를 판매하는 곳이 많아요.



박의현 창덕여중 지리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