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빛 없어도 우리 몸은 24시간 주기로 수면·각성 반복
입력 : 2019.06.20 09:45
생체리듬
1999년 연구에 따르면 빛 없이도 평균 24시간 11분의 생체리듬 반복
그런데 빛 쬐면 생체리듬 초기화 되죠… 뇌가 빛을 기상신호로 인식하기 때문
수면방해하는 스마트폰 '청색광'… 아침에는 오히려 잠 빨리 깨도록 돕죠
지난주 대한민국 남자 대표팀이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었어요. 그런데 경기가 주로 새벽 시간대에 이뤄지다 보니 생중계를 보며 응원했던 사람들은 다음 날 졸음을 호소했죠.
왜 사람은 자고 깨는 시간이 평소와 달라지면 피곤함을 느낄까요? 잠이 부족해서 피곤한 측면도 있지만, '생체리듬'이 흔들린 탓도 크다고 해요.
◇눈으로 들어오는 빛이 '기상 신호'
사람 몸은 생체리듬에 따라 수면, 각성, 호르몬 분비, 체온 변화, 혈압 상승·하강이 반복됩니다. 1999년 하버드대 연구팀에 따르면 사람은 평균적으로 '24시간 11분' 주기의 생체리듬을 갖고 있다고 해요. 이 생체리듬은 빛 같은 외부 자극이 없어도 약 24시간을 주기로 반복됩니다. 우주에 나가 있어도, 빛 한 점 없는 땅 밑에 갇혀 있어도요.
왜 사람은 자고 깨는 시간이 평소와 달라지면 피곤함을 느낄까요? 잠이 부족해서 피곤한 측면도 있지만, '생체리듬'이 흔들린 탓도 크다고 해요.
◇눈으로 들어오는 빛이 '기상 신호'
사람 몸은 생체리듬에 따라 수면, 각성, 호르몬 분비, 체온 변화, 혈압 상승·하강이 반복됩니다. 1999년 하버드대 연구팀에 따르면 사람은 평균적으로 '24시간 11분' 주기의 생체리듬을 갖고 있다고 해요. 이 생체리듬은 빛 같은 외부 자극이 없어도 약 24시간을 주기로 반복됩니다. 우주에 나가 있어도, 빛 한 점 없는 땅 밑에 갇혀 있어도요.
- ▲ /그래픽=안병현
이를 위해 우리 몸에는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생체 시계'가 있습니다. 우리 몸속 생체 시계의 원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볕을 쬐면 빛 정보가 시신경을 거쳐 뇌 중앙의 '시신경교차상핵'으로 전달됩니다. 일종의 '기상 신호'죠.
신호를 받은 몸은 수면과 각성(깸), 체온, 호르몬, 혈압, 심박수 등의 생리 현상이 유지되는 '일주기 생체리듬'을 시작합니다. 신호를 받은 뒤 1시간 30분이 지나면 수면 유도 호르몬 멜라토닌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아요. 4시간이 지나면 완전히 잠에서 깨어나지요.
기상과 동시에 사람 몸 체온은 계속 오르기 시작하는데, 일어나서 13시간이 지나면 최고 체온에 도달해요. 15시간이 지나면 다시 멜라토닌이 나오기 시작해 졸음이 오기 시작합니다. '기상 신호'를 받은 지 22시간 30분이 지나 한참 달콤한 잠을 자고 있을 때 체온은 최저로 떨어지죠.
지구 반대편에서 열리는 축구 경기를 응원하느라 평소보다 몇 시간씩 일찍 일어나면, 생체리듬이 시작되는 기준점이 바뀝니다. 예를 들어 새벽 1시에 일어나 TV를 보면, TV의 강한 빛 때문에 몸이 '기상 신호'를 받습니다. 멜라토닌 분비가 활발히 이뤄져야 할 밤시간에 멜라토닌 분비가 뚝 끊기죠. 경기를 보고 났는데도 잠이 안 오는 상태가 되죠. 그리고 15시간 뒤에 멜라토닌 분비가 시작되며 졸음이 오기 시작할 테니 오후 4시부터 졸음을 느끼게 됩니다.
◇빛을 이용한 생체리듬 교정법
생체리듬이 수시로 바뀌면 일상생활에서 졸음, 불면, 피로감, 집중력 저하 등 다양한 증상이 생길 수 있어요. 월요병이 오는 것도 생체리듬의 주기가 주말 동안 늦잠을 자면서 뇌가 깨어나는 시간이 늦춰져 있어서랍니다.
그래서 생체리듬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려면 규칙적인 시간에 일어나고, 잠에서 깨자마자 커튼을 열고 충분한 햇볕을 쬐면서 '기상 신호'를 주는 것이 좋아요. 기상 시간을 정하고 규칙적으로 살아야 몸이 수시로 생체리듬을 바꾸느라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요.
오전 6시에 일어난 사람은 잠에서 깬 지 15시간 뒤인 오후 9시부터 멜라토닌이 본격적으로 나와요. 이 시간에 TV, 스마트폰의 강한 빛을 보면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 밤에 잠들기 어려워지죠.
병원의 간호사처럼 밤샘 근무를 하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생체시계를 잘 유지할 수 있을까요? 밤 근무시간 동안 근무 환경을 대낮처럼 밝게 해야 합니다. 이후 심야 근무를 끝내고 아침에 퇴근할 때는 눈에 햇빛이 들어와 멜라토닌 분비가 멈추지 않도록 어두운 선글라스를 쓰는 게 좋아요.
지난 2월 카이스트 연구팀은 '청백색광'을 활용하면 아침에 잠에서 빨리 깨어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1시간 30분에 걸쳐 멜라토닌 분비량이 서서히 줄어드는데, 청백색광에 노출되면 이런 멜라토닌 분비가 더 빨리 줄어들어 빨리 깰 수 있다고 해요.
밤에는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아침에는 스마트폰을 가까이하는 게 잘 자고 잘 일어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얘깁니다.
[잠 쫓으려고 마시는 커피, 따뜻할 때 더 효과적이죠]
커피나 홍차 같은 카페인 음료를 마셔서 잠을 쫓는 사람이 많아요. 그런데 차가운 커피와 따뜻한 커피를 마실 때 졸음을 쫓는 효과가 다르다는 주장이 있어요.
스탠퍼드대 수면생체리듬(SCN) 연구소에 따르면 '따뜻한 커피를 마시면 체온이 미세하게 올라 각성효과가 더 뛰어나다'고 해요.
사람 체온은 깨어 있는 각성 상태일 때 미세하게나마 계속해서 높아지고, 잠에 들면 조금씩 떨어집니다. 아침 6시에 일어났으면 13시간 뒤인 오후 7시에 최고 체온이 되지요. 따뜻한 커피를 마시면 체온이 올라가니까 카페인과 더불어 각성효과가 더 강해진다는 논리입니다. 같은 카페인 양이라면 따뜻하게 마시는 편이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