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창문에 보호필름 붙이고 손전등 준비… 167명의 경험담 듣고 지진 대비하기

입력 : 2019.06.04 03:07
지진

지진

지진일상프로젝트 글|요리후지 분페이 그림
고향옥 옮김|다림|56쪽|1만1000원

지진은 정말 무서운 자연재해죠. 우리가 굳건히 서 있는 땅이 흔들린다고 생각해보세요. 가구는 넘어지고, 물건들은 떨어져 깨지고, 문은 비틀려 안 열리고, 벽에는 금이 가고, 급기야 무너지기도 하겠죠.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지만 땅이 흔들리면 그야말로 피할 데가 없습니다. 그래도 피해는 줄일 수 있을 거예요. 어떻게 하는지 알기만 한다면요.

이 책은 지진이 잦은 일본의 경험을 토대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1995년에 있었던 고베대지진을 경험한 167명의 경험담을 생생하게 담고 있어요. 지진이 일어난 순간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진이 났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고 합니다. 뭔가 무서운 일이 일어났다고만 생각했죠. 그러니, 지진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저자는 "지진이 일어난 뒤에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도록 미리 대비해둬야 합니다"라고 당부합니다.

지진 책 속 일러스트
/다림
가구가 넘어지지 않게 고정하거나 불필요한 물건을 줄이는 것. 깨진 유리가 튀는 것을 막기 위해 창문에 보호필름을 붙이는 것. 물건이 날아다니지 않도록 고정하는 것. 이것이 미리 지진의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손전등을 가까이 두거나, 휴대용 라디오를 마련해두는 것은 지진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서죠. 저자는 지진 이후 피해를 복구하는 과정도 상세하게 설명합니다. 준비물은 무엇이 필요한지도요.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 일본판 표지 디자인을 담당하며 우리나라에도 이름을 알린 요리후지 분페이의 그림은 내용 이해를 더 쉽게 해줍니다.

저자가 재난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꼽는 것은 이웃과의 인사입니다. 평소 이웃과 사이 좋게 지낸 사람들은 지진이 난 이후에도 서로 잘 도와줄 수 있었다고 해요. 지진은 자연재해지만, 그것을 잘 극복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사람의 힘이거든요.

박사·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