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바다 떠돌다 도착해도 홀대 받아… 난민은 왜 목숨 건 여행을 할까?

입력 : 2019.05.28 03:00
'세상에서 가장 슬픈 여행자, 난민'
세상에서 가장 슬픈 여행자, 난민|하영식 글|김소희 그림|사계절|112쪽|1만2000원

여행은 즐거운 것이죠. 맛있는 것을 먹고 멋진 풍광을 보면서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 달콤한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모든 여행이 그런 것은 아닙니다. 목숨을 걸고 고통을 견디며 먼 길을 떠나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동방견문록'을 쓴 마르코 폴로 같은 옛날 사람들 이야기가 아닙니다. 바로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여행이죠.

전쟁이나 독재를 피해 국경을 넘는 사람들을 '난민'이라고 해요. 이들은 목숨을 걸고 다른 세계를 찾아나섭니다. 낡은 배에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이 올라타 불안에 떨며 바다를 표류하기도 하고, 밀폐된 컨테이너에 숨죽이고 들어앉았다가 떼죽음을 당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바다에 떠밀려온 세 살짜리 아이의 시체를 보고 난민의 처지에 공감하고 분노하다가도 일상으로 돌아오면 금방 잊어버립니다.

그렇지만 난민 문제는 심각해요. 유엔난민기구 보고서를 보면 2015년 기준 난민은 6500만명을 넘어섰어요. 그중 절반 이상이 어린아이라는 사실 아셨나요?

이 책에는 아프리카,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체첸, 키프로스, 콜롬비아의 여러 난민 이야기도 담겨 있습니다. 나오미, 코다다드, 아이만, 리샤 등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을 소개하죠. 이들이 각자 나라를 등지고 떠나게 되는 이유도 탈출 과정도 매우 다양합니다. 그렇지만 그들이 겪어내는 현실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험난한 과정을 견디며 다른 나라에 도착하고, 그곳에서도 홀대를 당하며 가난에 시달립니다. 그 과정에서 전 재산을 빼앗기기도 하고, 학대를 당하기도 하지요.

[재밌다, 이 책!] 바다 떠돌다 도착해도 홀대 받아… 난민은 왜 목숨 건 여행을 할까?
/사계절
평범한 나라였다면 근면하게 일하며 소박하고 행복하게 살았을 사람들의 사연을 들으며, 함께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합니다. 이웃의 이웃도 결국 우리 이웃이니까요.



박사 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