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나이불문 '자연덕후'들 뭉치다… 탐사 기록부터 각자의 관점까지

입력 : 2019.05.24 03:07

자연덕후, 자연에 빠지다 ―장이권 등 26명 지음

'자연덕후, 자연에 빠지다'는 왁자지껄한 책입니다. 저자가 26명이나 되거든요. 게다가 구성원들도 굉장히 다양해요. 초등학생부터 중·고등학생들, 여기에 생태학을 전공하는 대학생과 연구원, 생태학자까지 포함됐어요. 이들은 지난 2018년 12월 이화여대 자연사박물관에서 자연 탐사를 다니며 연구한 내용과 사진을 전시했어요. 전시회에서 채 담아내지 못했던 탐사의 뒷이야기를 모아 펴낸 결과물이 이 책입니다.

'덕후'란 어떤 분야에 몰두해 전문가 이상의 열정과 흥미를 가진 사람이라는 뜻을 담은 신조어잖아요. 특히 여러분 또래의 자연 덕후는 어리다고 해서 자연에 대한 지식을 일방적으로 듣고만 있지 않아요. 직접 탐사를 통해 얻은 자연에 대한 지식을 얻고, 그러면서 생긴 자신의 관점을 적극적으로 표현합니다.

자연덕후, 자연에 빠지다 책 속 일러스트
/지오북

중학생 저자 김신혜는 고라니가 살고 있다는 증거인 똥을 발견한 바로 다음 날 도로변에서 로드킬을 당한 고라니를 발견합니다. 중학생인 신혜는 이것을 보고 가슴 아파하며 숲 속 동물들의 서식지를 어떻게 지켜줄지 고민하죠.

같은 사건에 대해 고등학생 박정우의 생각은 다릅니다. 죽음은 안타깝지만 환경 파괴로 먹이사슬이 제대로 역할을 못하는 지금 '로드킬'은 포식자를 대신해 고라니의 개체 수를 조절하는 역할도 있다는 관점이지요.

어떤 이들은 자연을 감성적으로 보기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생태학적 의미를 논리적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자연을 이해하는 것에는 다양한 각도와 깊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이 책의 저자들에겐 못 말리는 자연 사랑이 있어요. 이 '사랑'은 아무래도 전염성이 있는 것 같아요. 당장 숲 속으로 뛰어들어가고 싶어지니까요.



김성신·출판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