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89] '뒤치다꺼리'와 '뒷치닥거리'

입력 : 2019.05.23 03:00
지난주 스승의 날을 맞아 나온 기사 내용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는 시간 정해 약 먹이기 등 자녀에 대한 온갖 ( )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학생부종합전형 등 수시 비율이 높아 교사도 학생부 작성 등 학생 활동 ( )가 주 업무가 됐어요."

[예쁜 말 바른 말] [89] '뒤치다꺼리'와 '뒷치닥거리'
/그림=정서용
위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은 '뒤치다꺼리, 뒤치닥거리, 뒷치닥꺼리, 뒤치닥꺼리, 뒤치다꺼리' 중 무엇일까요? 정답은 '뒤치다꺼리'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잘못 알고 있어요.

'뒤치다꺼리'는 '뒤에서 일을 보살펴서 도와주는 일'을 뜻해요. 예를 들면 '자식이 많으니 학비 뒤치다꺼리도 힘들다, 애들 뒤치다꺼리에 쉴 틈이 없다'와 같이 써요. 다른 뜻으로는 '일이 끝난 뒤에 그 남은 일을 정리함'을 뜻해요. '회의가 끝나고 일부 직원은 뒤치다꺼리를 하고 퇴근해야 한다'와 같이 쓰여요.

뒤치다꺼리는 '치다꺼리'에서 온 말입니다. '치다꺼리'란 '일을 치러내는 일' '남의 자잘한 일을 보살펴서 도와줌. 또는 그런 일'을 뜻합니다. '잔치 치다꺼리' '제사 치다꺼리' '자식 치다꺼리'와 같이 쓰죠. 역시 '치닥거리'라고 쓰면 잘못입니다. 치다꺼리 앞에 뒤라는 말을 붙여 뒤에서 일을 보살펴 도와준다는 뜻으로 사용하는 거지요.

'뒷골' '뒷머리'와 같이 '뒤'에 사이시옷을 붙이는 '뒷치다꺼리'로 쓰지 않고 '뒤치다꺼리'로 쓰는 것은 '뒤' 다음에 오는 '치다꺼리'가 거센소리 'ㅊ'으로 시작하기 때문이랍니다. 또한 '뒤치다꺼리' 대신 약어로 '치다꺼리'를 쓰기도 합니다. 뒤치다꺼리와 비슷한 말로는 '뒷바라지' '뒷수습'이 있어요. 참고로 북한에서 쓰는 문화어는 '뒤치닥거리'를 표준어로 삼고 있어요.

예시
류덕엽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