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장소] 北 국제 무역 책임지는 항구도시… 평양 다음으로 많은 인구 산대요

입력 : 2019.05.22 03:00

남포항

지난 9일 미국이 북한산 석탄을 불법 선적해 운송한 북한 배 '와이즈어니스트'호를 압류했어요.

그동안 북한은 유엔 제재를 어기고 몰래 석탄을 내다 팔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왔어요. 북한은 핵실험을 반복해 대북 제재를 받아 석탄을 수출할 길이 막힌 상태거든요. 문제의 배는 북한의 대표적인 석탄 수출 항구인 남포항에서 지난해 4월 석탄 2만5000t을 싣고 출항했다고 해요.

남포항
/위키피디아
남포는 원래 대동강 하구에 있는 한적한 어촌이었는데 1894년 청일전쟁 당시 군사 도시로 바뀝니다. 일본이 해군 기지를 건설하고 중국 침략 교두보로 썼거든요. 1904년 러일전쟁 때에도 군사기지로 쓰였어요. 두 번의 전쟁을 거치며 남포로 해군 함정과 군인, 상인과 노동자가 들어와 인구가 늘기 시작했어요. 이어서 평양~남포 간 철도가 놓이면서 근대적인 도시로 발전했죠. 지금도 남포에는 북한 해군 서해함대사령부, 인민군 3군단사령부 등이 밀집해 있어요.

남포는 북한 교통의 요지입니다. 대도시 평양과 바깥 세계를 연결하면서 성장했지요. 또 남포를 지나가는 많은 철도 노선은 남포와 북한의 핵심 지역들을 연결하며 각종 물류를 운송해요. 마치 인천이 서울과 해외를 연결하며 발달했던 것과 비슷합니다. 남포항은 북한 제1의 항구이기도 하죠. 북한의 국제 무역을 책임지고 있거든요.

남포는 북한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 중 한 곳이에요. 2008년 북한 중앙통계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남포의 인구는 98만명으로 평양에 이어 둘째로 많아요. 북한에서는 우리나라의 광역시에 대응하는 행정구역을 '특별시'라고 하는데, 남포는 나선특별시와 함께 북한의 특별시로 지정돼 있어요. 남포는 또 우리나라 수도권과 중국의 청도 등과 연결돼 훗날 환(環)황해권 경제 협력의 주요 거점이 될 잠재력도 높아요.

남포에는 북한에서 손꼽히는 휴양지인 와우도가 있어요. 기암절벽, 모래밭, 대동강, 소나무숲 등이 어우러져 경관이 매우 아름답다고 해요. 1959년 김일성이 이곳을 노동자들을 위한 문화와 휴식의 장소로 개발하라고 지시하면서 해수욕장·뱃놀이장·휴양소 등이 들어섰고, 와우도자연공원으로 지정됐어요.


박의현 창덕여중 지리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