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88] '귀띔'과 '귀뜸'

입력 : 2019.05.16 03:00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열풍을 일으키면서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치킨캠프가 각광을 받고 있다고 귀뜸했다."

"불과 며칠 전 이야기도 잊어버려 반복 질문을 하거나 귀뜸을 해줘도 기억 못 하면 치매 초기에 속한다."

[예쁜 말 바른 말] [88] '귀띔'과 '귀뜸'
/그림=정서용
밑줄 친 '귀뜸'은 '귀띔'을 잘못 쓴 말이에요. 많은 사람이 잘못 쓰고 있는 낱말입니다. '귀뜸 좀 해줘요'라는 트로트 노래 제목도 있고, 심지어 책 제목을 '귀뜸'이라고 붙인 경우도 있어요.

귀띔은 '상대편이 눈치로 알아차릴 수 있도록 미리 슬그머니 일깨워 줌'이라는 뜻입니다. 예를 들면, '그녀는 친구인 내게 그 일을 귀띔조차 해주지 않았다' '그는 부장에게 곧 승진할 것이라는 귀띔을 받았다'와 같이 쓸 수 있지요.

귀띔은 '귀'와 '띔'이 결합한 말입니다. 국립국어원은 이 말이 '귀가 뜨이다'와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어요. '띔'은 '처음으로 청각을 느끼다'는 의미인 '뜨다'의 피동사 '뜨이다'를 명사형으로 나타낸 것이지요. '뜨이다'가 쓰이는 예를 들면, '눈이 뜨이다. 귀가 번쩍 뜨이다' 등이 있어요.

귀띔을 '귀띰'으로도 잘못 쓰는 경우도 있어요. 아마 '귀띔'의 발음을 '귀띰'으로 하기 때문이 아닐까 해요. 그 밖에도 귀틈, 귀틤, 귀뜀' 등의 잘못된 표현이 쓰이고 있어요. 그러나 '비슷한 발음의 몇 형태가 쓰일 경우, 그 의미에 아무런 차이가 없고 그중 하나가 더 널리 쓰이면 그 한 형태만을 표준어로 삼는다'는 표준어 규정 제17항에 따라 '귀띔'만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귀띔'과 비슷한 말로는 우리말과 다름없이 친근하게 쓰이는 외래어 '힌트'가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알리기 전에 몰래 알림'이라는 뜻을 가진 한자어로 '내시(內示)'라는 말도 있습니다.

예시
류덕엽 서울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