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아이언맨 가슴의 핵발전기 온도 1억℃, 실제론 '불가능'
입력 : 2019.05.16 03:00
[영화 '어벤져스' 속 과학]
영화 '어벤져스' 속 악당 타노스 "인구 과잉에 멸망 위기, 절반 없애야"
인구 절반 되면 오염은 당장 줄어도 기후변화는 몇 백년 內 해결 안돼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극장가를 강타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만 1300만명이 극장을 찾았죠.
이 영화에서 수퍼히어로들이 맞서 싸우는 악당은 타노스입니다. 우주와 지구의 생명체를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외계인이죠. 타노스는 우주적인 힘을 얻고, 손가락을 튕기는 것만으로 지구 인구 절반을 먼지로 만들어버립니다.
타노스의 믿음은 단순합니다. 자원이 제한된 지구에 너무 많은 사람이 살고 있으니 지구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들면 지구가 고통에서 벗어날 거라는 겁니다. 과연 근거 있는 생각인지 알아볼까요?
◇환경이 깨끗해지기는 하는데…
영화에서는 타노스가 인구의 절반을 없애자 뉴욕 허드슨 강에 고래가 돌아옵니다. 사람이 줄자 강에 다니는 배가 줄어들고 오·폐수가 덜 나와 물이 깨끗해진 덕분이죠.
이 영화에서 수퍼히어로들이 맞서 싸우는 악당은 타노스입니다. 우주와 지구의 생명체를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외계인이죠. 타노스는 우주적인 힘을 얻고, 손가락을 튕기는 것만으로 지구 인구 절반을 먼지로 만들어버립니다.
타노스의 믿음은 단순합니다. 자원이 제한된 지구에 너무 많은 사람이 살고 있으니 지구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들면 지구가 고통에서 벗어날 거라는 겁니다. 과연 근거 있는 생각인지 알아볼까요?
◇환경이 깨끗해지기는 하는데…
영화에서는 타노스가 인구의 절반을 없애자 뉴욕 허드슨 강에 고래가 돌아옵니다. 사람이 줄자 강에 다니는 배가 줄어들고 오·폐수가 덜 나와 물이 깨끗해진 덕분이죠.
- ▲ /그래픽=안병현
이 중 오염, 토지 이용, 야생동물 남획 세 가지는 인간이 줄어들면 바로 효과가 나타날 겁니다. 영화에서 고래가 돌아온 것처럼요.
그렇지만 기후변화는 지금 당장 인구 절반이 사라져도 몇 십년, 몇 백년 안에 추세를 돌리기 쉽지 않을 겁니다. 인구의 절반이 없어진다고 그걸로 나머지 인류를 구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지요.
◇타노스와 비슷한 주장을 했던 맬서스
사실 타노스의 생각이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영국 학자 토머스 맬서스(1766~ 1834)도 '인구론'에서 비슷한 주장을 했죠. 맬서스는 인구가 너무 빨리 늘어나 식량 생산 능력을 넘어설 것이고 그로 인해 재앙이 일어날 거라고 예측했어요.
하지만 맬서스의 예측은 들어맞지 않았어요. 맬서스는 인구 증가에 발맞춰 식량 생산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리라는 걸 예상치 못했거든요.
마찬가지로, 타노스의 예상이 들어맞으리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인간들이 스스로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오염을 줄여나갈 길을 찾아낼지도 모릅니다.
이제까지 지구는 여러 차례 대멸종을 겪었습니다. 35억년이나 되는 지구 생명의 역사에서 99.9%의 생물종이 멸종했지요. 그런데도 지구는 여전히 생명체로 가득합니다. 타노스처럼 특정 시점에 인구 절반을 줄이더라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그게 인류든, 다른 생명체든 다시 무수히 늘어날 겁니다.
◇인간은 정말 너무 많을까?
인구가 정말 과밀한 상황인지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구에 있는 땅에 균등하게 인구를 배분하면 평균 인구밀도는 1㎢당 50명도 안 됩니다. 문제는 지구 육지 면적 10% 안팎의 땅에 인류 80%가 몰려 산다는 겁니다. 타노스 같은 능력이 있다면 손가락을 튕겨 사람들을 먼지로 만들 것이 아니라 여러 곳으로 흩어지게만 했어도 충분하지 않았을까요.
또 타노스는 선진국에 사는 10억 명이 개발도상국에 사는 60억 명보다 훨씬 더 자연을 훼손하고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는 걸 감안하지 않았어요.
요컨대 타노스 주장은 빈틈투성이입니다. 수퍼히어로들은 타노스와 치고받기보다 논리로 설득해도 이겼을 겁니다. 물론 그렇다면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겠지만요.
[개미만큼 작고 가벼워지는 앤트맨… '질량 보존의 법칙'은 완전히 무시]
어벤져스가 등장하는 영화 22편을 보면서 '저 장면이 과학적으로 가능한가' 여러 번 생각하셨을 겁니다.
먼저 아이언맨의 가슴에 박힌 소형 핵융합 원자로 '아크리액터'를 볼까요. 설정상 이 기계는 3기가와트(GW)의 출력을 낸다고 합니다. 손바닥만 한 녀석이 우리나라 신고리 원전 1호기 발전량의 세 배나 되는 에너지를 낸다는 설정이죠.
게다가 이놈은 '핵융합'으로 힘을 내죠. 지구상에서 핵융합은 온도가 1억도 수준에서 이뤄집니다. 아이언맨은 심장 바로 옆에 1억도짜리 열을 필요로 하는 발전기를 차고 다니는 겁니다. 엄청난 냉각 기능을 갖추고 있지 않다면 타노스가 손가락을 튕기기 전에 이미 온몸이 재로 변해 있을 겁니다.
앤트맨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아졌다가 대형 비행기처럼 커지기도 합니다. 영화는 앤트맨이 작아지면 깃털처럼 가벼워지고, 커지면 그만큼 무거워지는 것처럼 묘사합니다. 학교 수업 시간에 배우는 '질량 보존의 법칙'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죠.
양자 공간에 들어가 시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대목에 다다르면 물리 법칙을 따지는 게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죠. 그렇지만 그 정도 능력은 있어야 지구를 구원할 자격이 있는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