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최의창의 스포츠 인문학] 1득점하면 15점, 2득점은 30점… 과거 시계판으로 점수 표시했기 때문
입력 : 2019.05.14 03:00
테니스 용어
남자프로테니스(ATP) 부산오픈 챌린저 테니스대회가 12일 막을 내렸습니다. 34국 100여 명의 프로 선수가 참가했죠.
테니스는 13세기 프랑스에서 원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실내에 코트를 만들고 가죽으로 만든 공을 손바닥으로 쳐서 넘기는 운동이었어요. 손바닥 놀이라는 뜻에서 '죄 드 폼(jeu de paume)'이라고 불렀죠. 라켓으로 공을 쳐 넘기는 현대적인 테니스는 19세기 영국에서 정립되고, 1877년 윔블던에서 최초의 대회가 열립니다. 프랑스에서 시작돼 영국에서 체계화·대중화되면서 테니스 용어는 프랑스어도 영어도 아닌 독특한 표현이 많아요. 어원도 불분명한 경우가 많죠.
테니스는 13세기 프랑스에서 원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실내에 코트를 만들고 가죽으로 만든 공을 손바닥으로 쳐서 넘기는 운동이었어요. 손바닥 놀이라는 뜻에서 '죄 드 폼(jeu de paume)'이라고 불렀죠. 라켓으로 공을 쳐 넘기는 현대적인 테니스는 19세기 영국에서 정립되고, 1877년 윔블던에서 최초의 대회가 열립니다. 프랑스에서 시작돼 영국에서 체계화·대중화되면서 테니스 용어는 프랑스어도 영어도 아닌 독특한 표현이 많아요. 어원도 불분명한 경우가 많죠.
- ▲ 미국 의회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19세기 후반 테니스 경기 모습을 담은 그림입니다. /위키피디아
점수를 부르는 방식도 특이합니다. 테니스에서는 0점을 '러브(love)'라고 불러요. 0대0 상황이면 영어로는 '러브 러브'라고 하지요. 일반적으로는 프랑스어로 '알'을 뜻하는 뢰프(l'oeuf)가 영국으로 건너와 러브가 됐다고 봅니다. 숫자 0과 알이 생김새가 닮아서 생긴 일이라는 것이죠. 그런데 최근에는 테니스를 사랑하는 마음을 뜻한다는 해석도 나와요. 점수는 0점이어도 테니스에 대한 마음은 변함없다는 겁니다. 다만 두 설 모두 공인된 것은 아닙니다.
러브(0점) 다음이 1점, 2점이 아니라 15점, 30점씩 15단위로 올라가는 것도 독특하죠. 이는 60단위법(1시간=60분)에 근거했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과거 테니스는 아날로그 시계 형태 기구로 점수를 표시했는데 득점할 때마다 시침을 15분씩 돌리고, 그래서 시침이 한 바퀴를 돌면 한 게임이 끝나는거죠. 한 선수가 4번 먼저 15점씩 득점해 60점이 되면 한 게임이 끝나니까요. 네 번째 득점은 그래서 60점이 아니라 '게임'이라고 하고요.
그런데 실제로는 테니스에서 세 번째 득점은 40점입니다. 이는 '듀스(deuce)'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어요. 테니스에서 듀스는 양 선수가 모두 득점을 세 번씩 한 상태(즉 40대40)를 말하는데, 듀스가 되면 어느 한쪽이 두 번 연달아 득점해야 경기가 끝납니다. 번갈아 1번씩 득점하면 다시 40대40으로 돌아갔다고 칩니다. 시계판처럼 생긴 득점표에 이를 표현하려면 10분 간격으로 세 번째 득점(40분), 듀스에서 한 점 딴 어드밴티지(50분), 듀스에서 두 번 연속 득점한 게임(60분)을 표시하는 게 보기 좋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듀스는 중세 프랑스어 '둘(deus)'에서 나온 단어입니다. 그런데 프랑스 오픈 대회에서 심판은 듀스 상황이 되면 '듀스'라고 외치지 않아요. 프랑스어로 동점을 뜻하는 "에갈리테"라고 해요. 영어와 프랑스어가 섞인 테니스 용어의 세계, 참 복잡하면서도 흥미롭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