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비극적 운명에 맞선 공주 '동해'… 스스로 길을 선택해 기적 만들다
동해 ―정설아 글, 한담희 그림
머나먼 옛날, 가상의 왕국, 탄생의 비밀, 전설의 동물들, 그리고 공주와 왕자. 마치 게임 스토리 같죠? 아니에요. 동화 '동해'의 배경과 등장인물입니다.
아동 판타지 문학인데요, 우리의 예상을 벗어나는 독특한 설정이 많아요. 이런 식입니다. 제목이 '동해'니까 바다 이야기 같죠? '동해'는 주인공 이름이에요. 남자 이름 같죠? 여자예요. 게다가 공주님이죠. 공주라니 착하고 얌전하고 기품 있어야 하겠죠? 그것도 전혀 아니랍니다. 아주 용감하고 씩씩합니다. 그럼 커다란 칼을 휘두르는 게임 속 여전사 캐릭터를 닮았느냐고요? 그것도 아닙니다.
- ▲ /책고래
책은 '탐화'라는 가상의 왕국을 배경으로 합니다. 이곳에는 나라에 큰 위기가 닥쳤을 때 공주가 목숨을 희생해 나라를 구한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옵니다. 동해가 바로 자신을 희생해 나라를 구해야 할 공주이고요.
동해의 아버지인 하백왕은 왕위까지 포기하며 딸을 살리기 위해 숲속에 숨어 살아요. 그렇지만 동해는 운명을 거스를 순 없었어요. 우여곡절 끝에 동해는 전설 속 '사신(四神) 동굴'에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청룡·백호·주작·현무를 깨우게 됩니다. 이들은 나라의 안녕을 위해 동해에게 목숨을 바치라고 합니다.
여럿이 행복할 수 있다면 한 사람이 희생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일까요? 평화를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값지다고 할 수 있을까요?
동해는 목숨을 달라는 요구를 단호히 거절해요. 그러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방법으로 나라를 구할 방법을 찾아갑니다. 남들이 자기 '운명'이라고 말하는 길을 그대로 따라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보여주지요. 자기 길을 스스로 선택하는 용기가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생각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