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몰아내려는 쿠데타가 실패로 끝났습니다. 쿠데타 사흘째인 지난 2일(현지 시각) 마두로 대통령은 수도 카라카스에서 군인 4500여명을 앞에 두고 "반역자를 물리쳤다"고 선언했어요. 베네수엘라는 경제 파탄으로 큰 정치적 혼란에 빠져 있어요.

카라카스는 약 340만명이 사는 베네수엘라의 수도입니다. 공식 명칭은 '산티아고 데 레온 데 카라카스(Santiago de Leon de Caracas)'입니다. 가톨릭 성인(聖人) '산티아고', 스페인 통치자 이름 '레온', 이 지역 원주민 부족 이름인 '카라카스'를 합친 이름입니다.

카라카스는 적도와 가까운 곳(북위 10도)에 있어요. 그래서 매우 더울 것 같지만, 평균 해발고도가 800~1000m라 1년 내내 평균 기온이 20도가 조금 넘는 온화한 기후입니다.

이름에서 드러나듯 카라카스는 스페인의 식민 도시였어요. 스페인에서 남미 대륙으로 선을 그어보면 가장 가까운 곳에 카라카스가 있죠. 스페인 정복자들은 1578년 안데스산맥에서 내려오는 강이 흐르는 이곳에 신도시를 만들었어요. 일직선으로 뻗은 길을 닦고, 자갈로 포장했어요. 카라카스는 1599년에는 식민 행정 수도로 지위가 상승하면서 스페인 남미 식민지의 중심지가 됐어요.

남미 독립의 영웅 시몬 볼리바르(1783~1830)가 카라카스에서 태어났어요. 시몬 볼리바르가 시작한 치열한 무장 투쟁 덕분에 남미는 19세기 초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합니다. 베네수엘라는 1830년 완전히 독립해 카라카스를 수도로 삼았죠.

카라카스 사람들의 볼리바르 사랑은 굉장합니다. 구시가지 중심에는 볼리바르광장이 있고, 공항 이름은 시몬 볼리바르 국제공항입니다. 군복을 입은 볼리바르 초상화와 동상을 시내 곳곳에서 만날 수 있어요.

베네수엘라는 169만%(2018년)에 달하는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겪고 있어요. 서민들의 삶은 더 어려워졌죠. 그래서 카라카스에서는 빈부 격차가 크게 나타납니다. 동(東)카라카스에는 고급 주택과 쇼핑센터 등이 있고 치안도 나쁘지 않지만, 서(西)카라카스〈왼쪽 사진〉는 '전쟁터'라 불릴 정도로 치안이 나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