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9m 길이 둥지부터 지하 미로까지… 온갖 아이디어 담긴 동물들의 집
둥지로부터 배우다 ―스즈키 마모루 지음
생명이 있는 곳에는 집이 있습니다. 마을에는 사람들의 집이 있고, 숲에 가면 동물의 집이, 물속에도 물고기의 집이 있지요. 사람의 집 사이사이에도 찬찬히 살펴보면 또 다른 집이 있어요. 처마 밑에는 제비집이 있고, 담장 사이에는 길고양이의 집이 숨어 있어요. 집은 생명이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해 만들어낸 공간입니다. 그래서 집에는 온갖 아이디어가 숨어 있답니다.
이 책은 동물들의 109가지 집을 살펴봅니다. 사람은 온갖 도구와 재료를 사용해 집을 짓지만, 동물들은 재료도 도구도 한정돼 있습니다. 새들은 부리로 집을 지어요. 들짐승도 입과 기껏해야 앞발을 이용할 수 있을 뿐이죠. 하지만 이런 동물들이 지은 집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정교하고 창의적입니다. 엄청나게 큰 것도 있고, 아주 아름다운 것도 있지요.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재료로 최고의 효과를 냅니다.
- ▲ /더숲
여러 마리가 협력해 지름 약 9m짜리 대형 아파트를 짓는 떼베짜는새, 무덤 같은 둥지를 짓고 알을 낳아 묻은 뒤 발효열로 부화시키는 무덤새, 양털을 모아 펠트같이 만들어 따뜻한 집을 짓는 추운 지역의 스윈호오목눈이….
동물들은 안전을 최대한 고려합니다. 가짜 입구를 만들거나, 벌집이나 선인장 옆에 집을 짓거나, 광대한 지하 미로를 만들기도 하지요. 또 동물들은 집을 지으면서 먹고살 궁리도 충실히 합니다. 가위개미는 집 안에서 버섯을 재배하기도 합니다. 거미는 아예 거미줄을 쳐 집 안에서 사냥을 하지요.
둥지를 보면 인간이 무엇을 배워 어떻게 응용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아직 더 배워야 할 것이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주변을 침범하지 않고 환경과 어우러지는 동물들의 집짓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