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이야기] 날개·귀 오렌지색이라 별명 '황금박쥐'… 숲 줄어 멸종 위기
입력 : 2019.05.03 03:05
붉은박쥐
전남 함평군이 함평나비대축제 기간(4월 26일~5월 6일)에 맞춰 함평 엑스포공원에서 90억원대 황금박쥐상을 전시하고 있어요. 2017년 함평에서 황금박쥐가 발견된 걸 기념하기 위해 함평군이 만든 조형물이죠. 평소엔 함평군 황금박쥐생태전시관에 전시하고 있어요. 지난 3월 3인조 도둑이 절단기를 들고 침입해 황금박쥐상을 훔쳐 가려다 경찰에 붙잡혀 전국적으로 화제가 됐죠.
- ▲ /연합뉴스
박쥐류는 하늘을 날 수 있는 유일한 포유류입니다. 이동력이 뛰어나 아시아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고 해요. 박쥐는 비막으로 하늘을 날아다녀요. 깃털이 달린 새들의 날개와는 달리, 박쥐의 날개막은 팔다리가 얇은 피부로 서로 연결된 '피부 막'이에요.
날개막 모양에 따라 날아다니는 방법도 바뀝니다. 날개막이 넓고 짧으면, 나는 속도는 느려도 방향 전환이 빨라요. 반대로 날개막이 좁고 길면, 나는 속도는 빨라도 회전이 상대적으로 느리죠.
붉은박쥐는 날개막이 비교적 넓어, 숲에서 천천히 날아다닙니다. 코 또는 입을 통해 초음파를 내보낸 뒤 초음파가 장애물에 반사되는 걸 느끼면서 이동하고, 먹이를 찾아요. 눈이 아니라 초음파에 의지하기 때문에 어두운 밤에도 숲과 동굴을 마음대로 날아다닐 수 있어요. 탐색할 때는 초음파를 보통 1초에 5~6회 내보내는데, 먹이를 발견하고 추격할 때는 1초에 200회 내보냅니다. 초음파로 먹잇감 형태와 위치를 계속 추적해 정확하게 잡아먹기 위해서죠. 붉은박쥐는 딱정벌레목·파리목·나비목의 곤충을 잡아먹어요.
붉은박쥐는 겨울철 무리 지어 폐광이나 자연동굴에서 겨울잠을 잡니다. 늦봄에 동면 장소를 떠나 울창한 숲으로 이동하고요. 낮에는 큰 나뭇잎 아래에 거꾸로 매달려 쉬다가 밤에 먹이를 잡지요. 주로 일몰 후 2~3시간, 일출 전 2~3시간에 집중적으로 활동해요. 이때가 먹잇감이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시간대거든요.
붉은박쥐는 겨울잠을 자기 전에 교미합니다. 이후 겨울 내내 암컷이 몸 안에 정자를 보관하다가, 봄철에 정자와 난자가 수정됩니다. 먹이가 풍부한 6~7월에 맞춰 새끼를 낳기 위해서지요. 새끼는 보통 한 마리를 낳아요. 어미는 냄새와 소리로 새끼를 알아봐요. 새끼는 생후 3주째가 되면 조금씩 하늘을 날아다니기 시작해요.
멸종위기종인 붉은박쥐를 보호하려면 울창한 산림과 안정적인 동면 장소를 보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