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86] '창피'와 '냄비'
입력 : 2019.05.02 03:00
* "빨래하는 제 일을 챙피하게 여겼다면 아마 책을 내기 어려웠을 거예요."
* 어머니가 "저 예쁜 남비, 꼭 사야겠다"고 말씀하셨다.
위 대화에서 잘못 쓰고 있는 말 두 가지를 찾아볼까요. 바로 '챙피하게'와 '남비'입니다. 각각 '창피하게'와 '냄비'로 바꾸어 써야 해요.
* 어머니가 "저 예쁜 남비, 꼭 사야겠다"고 말씀하셨다.
위 대화에서 잘못 쓰고 있는 말 두 가지를 찾아볼까요. 바로 '챙피하게'와 '남비'입니다. 각각 '창피하게'와 '냄비'로 바꾸어 써야 해요.
- ▲ /그림=정서용
다음으로 '냄비'는 '음식을 끓이거나 삶을 때 쓰는, 보통 솥보다 둘레의 높이가 낮고 뚜껑과 손잡이가 있는 기구'라는 것은 알고 있지요? 그런데 '냄비'인지 '남비'인지 헷갈리는 사람이 꽤 많은 것 같아요. '냄비'는 '조선어사전'(1938)에 '남비'로 나와 있어요. '남비'는 같은 뜻을 가진 일본어 '나베'에서 온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그런데 이 '남비'는 앞서 설명한 'ㅣ'모음 역행동화에 의해 '냄비'로 표기가 변했어요. 다만 '창피'와 '챙피' 중에선 아직 '창피'가 표준말인 것과 달리, 이 경우엔 '냄비'가 이미 사람들이 많이 쓰는 말로 굳어졌다고 보고 이를 표준어로 삼고 있어요. 참고로 '냄비 근성(根性)'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어떤 일에 금방 흥분하다가도 금세 가라앉는 성질을 냄비가 빨리 끓고 빨리 식는 모습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