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나해란의 뇌과학 교실] 작품 보며 받는 감동이 뇌 자극… 창의력·집중력·사고력 자라
입력 : 2019.05.01 03:00
뇌와 예술
전시회에서 미술 작품을 볼 때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어떤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요. '아!' 하고 마음이 뭉클해지는 순간도 있고요. 미국 추상화가 마크 로스코(Rothko)의 유명한 작품들은 네모난 캔버스에 몇 가지 색이 칠해져 있을 뿐인데,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저도 모르게 깊은 생각에 잠기죠. 로스코의 그림 앞에서 눈물을 보이는 이도 있어요.
이렇게 그림을 보면서 큰 감동을 받았을 때뇌가 성숙해진다고 합니다. 뇌 연구자들이 기능자기공명영상(fMRI) 기기로 뇌를 촬영했더니 큰 감동을 받고 나면 뇌가 집중력, 창의력, 사고력이 늘어난다는 걸 확인했어요. 그림뿐 아니라 소설, 영화, 오페라 등 예술 전반에서 감동을 느끼면 같은 현상이 나타났죠.
이렇게 그림을 보면서 큰 감동을 받았을 때뇌가 성숙해진다고 합니다. 뇌 연구자들이 기능자기공명영상(fMRI) 기기로 뇌를 촬영했더니 큰 감동을 받고 나면 뇌가 집중력, 창의력, 사고력이 늘어난다는 걸 확인했어요. 그림뿐 아니라 소설, 영화, 오페라 등 예술 전반에서 감동을 느끼면 같은 현상이 나타났죠.
- ▲ 로스코의 'No.3/No.13'(왼쪽)와 뭉크의 '절규'. 그림을 보고 감동할 때 뇌도 발달한다고 합니다. /뉴욕현대미술관·위키피디아
이건 머리 앞쪽에 있는 내측전두엽, 위쪽에 있는 두정엽, 그리고 안쪽의 선조체 등 뇌의 각 부위들을 연결하는 신경 다발이에요.
특별한 자극 없이 다른 뇌 부위가 쉬고 있을 때 불이 켜지는 부위랍니다. 컴퓨터에 비교하면 뇌의 '기본 설정' 상태라고나 할까요?
인간은 명상할 때나 한가로이 상상의 날개를 펼 때 혹은 자신에 대해 이런저런 상념에 잠길 때 이 부위를 사용한다고 해요. 이 신경 다발이 발달할수록 창의성이 늘고 성숙한 인격을 갖지요. 예술 작품을 보고 깊은 감동을 받으면 뇌가 성숙해지는 것도 이 부위가 자극받아 발달하기 때문이에요.
여기서 핵심은 '무엇을 봤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큰 감동을 받았느냐'라고 해요. 그림을 예로 들어 볼까요? 널리 알려진 뭉크의 '절규'라는 작품이 있지요. 어떤 사람은 '그냥 놀란 남자를 그렸구나' 하고 넘어갈 수도 있어요. 하지만 중요한 시험날 아침 늦게 일어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심장이 두근두근할 정도로 그림 속 절규하는 사람 같은 기분을 느끼겠지요. 바로 이때 우리 뇌 속의 '비활성 모드'가 활발해지는 겁니다. 절규가 아무리 유명한 작품이라도 그냥 지나친 사람에게는 별 효과가 없습니다. 감동을 느끼지 못했으니까요.
이런 사실은 실험을 통해서 확인되기도 했어요. 한 연구에서 그림을 보면서 얼마나 감동받았는지를 1점에서 4점까지로 표시하게 하고 뇌 상태를 촬영했어요. 감동이 클수록 높은 점수를 매기게 했죠. 이때 4점짜리 작품을 본 뒤의 뇌 상태는 1~3점 작품을 봤을 때와는 확연히 달랐어요. 예술 작품을 보면서 감동받을 때면 뇌 안에서도 순식간에 많은 일이 벌어진다는 얘기랍니다.
곧 어린이날이네요. 어린이날을 맞아 가족과 다양한 예술 작품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머리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순간, 단순히 지식이 쌓이는 것을 넘어 뇌가 자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