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83] '왠지'와 '웬일'

입력 : 2019.04.11 03:00
다음 예문에서 괄호 안 낱말 중 맞는 것을 골라 보세요.

* 오늘은 (왠지, 웬지) 기분이 좋아.

* (왠일, 웬일)로 이렇게 일찍 들어오는 거니?

* (왠만하면, 웬만하면) 한 살이라도 많은 네가 참아라.

[예쁜 말 바른 말] [83] '왠지'와 '웬일'
/그림=정서용
쉽게 고를 수 있었나요? 정답은 차례대로 '왠지, 웬일, 웬만하면'이에요. '왠'과 '웬'은 발음도 비슷해서 혼란스러워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어요. 그럼 '왠'과 '웬'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지 알아볼까요?

먼저 '웬'은 '어찌 된' '어떠한'의 뜻을 가진 관형사로 뒤에 올 명사를 수식해요. 예를 들면 '거리에서 웬 여인과 부딪쳤다' '웬 걱정이 그리 많아?'와 같이 쓸 수 있어요. '웬일'은 '어찌 된 일'이라는 뜻을 가진 한 낱말이므로 '웬 일'과 같이 띄어 쓰지 않아야 해요. 예를 들면 '웬일이야? 연락도 없이 갑자기 오다니'와 같이 쓸 수 있어요.

또 '웬만'을 어근으로 하는 말로 형용사 '웬만하다'와 부사 '웬만히'가 있어요. '웬만하다'는 '정도나 형편이 표준에 가깝거나 그보다 약간 낫다, 허용되는 범위가 크게 벗어나지 아니한 상태에 있다'는 뜻을 지닌 형용사이고, '웬만큼'은 '허용되는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아니할 만큼 보통은 넘는 정도로'라는 뜻의 부사죠. 또 '웬걸'은 '뜻밖의 일이 일어나거나 일이 기대하던 바와 다르게 전개될 때 하는 감탄사'예요.

'왠'을 쓰는 표현은 우리말에서 '왠지'뿐입니다. 왠지는 '왜인지'의 준말입니다. '어찌 된 일인지, 왜 그런지 모르게 또는 뚜렷한 이유도 없이'라는 뜻을 가진 부사예요. 예를 들면 '오늘은 왠지 기분이 좋다'와 같이 씁니다. 왠지 빼고 나머지는 모두 '웬'이라고 기억하면 외우기 쉽겠죠?

예시
류덕엽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