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장소] 비교적 기후 온화한 남극 북쪽 섬… 펭귄 마을, 각국의 과학 기지 있죠

입력 : 2019.04.10 03:00

킹조지섬

펭귄
/BBC 방송 캡쳐
지난 1일은 만우절이었어요. 영국 BBC 방송은 2008년 역사에 남을 만우절 거짓말을 합니다. 바로 빙하를 박차고 달려 나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펭귄 영상이었어요. 영상이 그럴듯해 아직도 펭귄이 날아다닌다고 믿는 사람이 있다고 해요.

이 가짜 영상은 남극 킹조지(King George)섬에서 촬영했어요. 킹조지섬은 남극대륙 북서쪽에 있는 화산섬입니다. 원래 남극 반도의 일부분이었으나, 판구조 운동으로 분리됐어요. 킹조지섬이 있는 사우스셰틀랜드 제도를 발견한 영국인 윌리엄 스미스 선장이 당시 영국 국왕 조지 3세 이름을 따 붙였어요. 제주도 면적(1848㎢)의 3분의 2 크기(1150㎢)입니다.

킹조지섬은 남극대륙의 중심지입니다. 남극대륙 북단(남위 62도)이라 비교적 기후가 온화해서 남극을 연구하는 세계 각국의 과학기지들이 모여 있거든요. 우리나라도 1988년 킹조지섬에 세종과학기지를 세우고 남극의 생태, 기후, 지형, 자원 등을 연구하고 있어요. 남극을 찾는 여행객이 보통 가장 먼저 들르는 곳도 이곳이죠. 남극 여행은 아르헨티나 최남단 도시 우수아이아에서 크루즈를 타거나, 칠레 최남단 도시 푼타 아레나스에서 경비행기를 타는데, 가까운 킹조지섬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아요.

킹조지섬에는 펭귄 마을이 있어요. 펭귄 마을의 정식 명칭은 '나레브스키 포인트'로 세종과학기지에서 남동쪽으로 2㎞ 떨어진 조그만 해안 언덕(1㎢)이에요. 턱끈펭귄 2900쌍, 젠투펭귄 1700쌍 등 펭귄 10여 종이 몰려 있어요.

펭귄 마을은 펭귄이 살기 이상적인 장소예요. 남극에서 여름철 눈이 녹는 몇 안 되는 곳이라 남반구의 여름인 11월부터 2월 사이에 펭귄들이 알을 낳으러 몰려들지요. 펭귄 마을은 '남극 특별보호구역' 중 하나인데, 2009년부터 우리나라가 관리하고 있어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0년간 지구 평균 온도는 0.9도 올랐는데 남극은 유독 2.5도나 올랐어요. 킹조지섬은 역시 온난화 영향을 많이 받고 있어요. 빙하가 녹으면서 크레바스도 늘어나고 있어요. 지구온난화로 펭귄의 주요 먹이인 크릴이 줄어든 데다, 펭귄의 쉼터가 될 수 있는 평평한 빙산들마저 녹고 있어 펭귄 수가 줄어들고 있답니다.



박의현 창덕여중 지리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