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숨어 있는 세계사] 900년은 성당, 400년은 모스크로… 비잔티움 건축의 걸작
입력 : 2019.04.10 03:00
[성 소피아 성당]
유스티니아누스 황제, 국력 과시하려 금 90여t 비용 들여 돔 모양 성당 지어
오스만 제국 술탄은 성당에 매료돼 "도시 약탈해도 성당은 훼손 말라"
"이스탄불 성(聖) 소피아 성당을 이슬람 사원으로 바꿀 수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65) 터키 대통령이 지난달 지방선거를 앞두고 TV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터키 기초단체장 1300여명을 선출하는 선거였는데, 이를 앞두고 이슬람주의를 내세워 표를 얻으려 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로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정의개발당(AKP)은 결국 이 선거에서 승리했어요. 다시 한 번 화제가 된 성 소피아 성당은 어떤 곳일까요?
◇"솔로몬이여 내가 당신을 이겼노라"
이스탄불은 지중해에서 동·서양을 연결하는 보스포루스 해협 남쪽에 있어요. 지중해를 제패했던 로마 제국, 비잔티움 제국, 오스만 제국이 이곳을 수도로 삼았답니다.
성 소피아 성당은 이 도시를 상징하는 건축물이에요. 터키어로 아야소피아, 그리스어로 하기아소피아로 불려요. 로마 제국의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제국의 수도를 서기 330년 로마에서 콘스탄티노플(현 이스탄불)로 옮긴 뒤, 360년 이 자리에 성당을 지었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65) 터키 대통령이 지난달 지방선거를 앞두고 TV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터키 기초단체장 1300여명을 선출하는 선거였는데, 이를 앞두고 이슬람주의를 내세워 표를 얻으려 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로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정의개발당(AKP)은 결국 이 선거에서 승리했어요. 다시 한 번 화제가 된 성 소피아 성당은 어떤 곳일까요?
◇"솔로몬이여 내가 당신을 이겼노라"
이스탄불은 지중해에서 동·서양을 연결하는 보스포루스 해협 남쪽에 있어요. 지중해를 제패했던 로마 제국, 비잔티움 제국, 오스만 제국이 이곳을 수도로 삼았답니다.
성 소피아 성당은 이 도시를 상징하는 건축물이에요. 터키어로 아야소피아, 그리스어로 하기아소피아로 불려요. 로마 제국의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제국의 수도를 서기 330년 로마에서 콘스탄티노플(현 이스탄불)로 옮긴 뒤, 360년 이 자리에 성당을 지었습니다.
- ▲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성 소피아 성당 전경. 6세기 세워진 비잔티움 제국 최고의 건축물로 꼽힙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유스티니아누스는 황권을 강화하고 국력을 과시하기 위해 전보다 더 웅장하게 성당을 지었어요. 금 90t에 달하는 비용을 들였다고 해요. 그는 자신이 지은 성당이 성서 속 솔로몬의 성전을 능가한다고 생각해 "솔로몬이여, 내가 당신을 이겼노라!"라고 외치기도 했어요. 이 성당에는 지름이 32m에 달하는 거대한 돔이 기둥 하나 없이 56m 높이에 떠 있답니다. 성당 벽면은 기독교 성화(聖畵)들이 화려한 모자이크로 장식돼 있고요. 비잔티움 미술의 걸작입니다.
◇성당→모스크→박물관→다시 모스크?
이후 비잔티움 제국 시대에 황제들은 성 소피아 성당에서 즉위식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1204년 제4차 십자군이 콘스탄티노플을 침략하면서 수난을 겪어요. 당시 기독교는 서유럽의 로마 가톨릭 교단과 비잔티움 제국의 동방정교회로 갈려 있었어요. 서유럽에서 밀려온 십자군은 이슬람 세력뿐 아니라 동방정교회의 본산인 비잔티움 제국도 적대시했어요. 도시와 성 소피아 성당이 십자군의 약탈로 황폐해졌죠. 이후 60여 년 동안 성 소피아 성당은 동방정교회가 아닌 로마 가톨릭 성당이 됐어요.
십자군이 물러간 뒤 성 소피아 성당은 다시 동방정교회 성당이 됩니다. 그렇지만 1453년 이슬람교를 믿는 오스만 제국이 콘스탄티노플을 함락하고 이스탄불로 도시 이름을 바꿉니다. 오스만 제국의 술탄 메흐메트 2세는 성 소피아 성당의 아름다움에 매혹됐어요. 병사들에게 사흘간 콘스탄티노플을 약탈해도 좋지만 성당은 절대 훼손하지 말라고 명령했지요.
이후 성 소피아 성당은 모스크가 됐어요. 오스만 제국은 성당 밖에 4개의 미너렛(이슬람 사원의 첨탑)을 세우고, 내부의 성화 모자이크를 회칠로 가렸지요.
오스만 제국을 멸망시키고 터키 공화국을 세운 초대 대통령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1881~1938)는 국교를 없애고 세속주의 정책을 취합니다. 모스크로 쓰이던 성 소피아 성당을 1935년 박물관으로 바꿨어요. 무슬림만이 출입할 수 있다는 제한을 없애고 종교 행위도 금지했어요. 해마다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게 됐지요.
성 소피아 성당은 이슬람과 기독교의 공동 문화유산으로 존중받아왔어요. 성 소피아 성당 안에는 복구 중인 성화 모자이크와 코란의 내용을 새긴 서예 원판이 공존하고 있어요. 종교 간의 분쟁과 화합을 모두 보여주는 성 소피아 성당의 운명이 다시 바뀌게 될까요?
[파란 타일로 장식된 블루 모스크]
- ▲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