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나는 당신의 몸을 구성하는 원자… 우주 생길 때 태어나 138억살이죠

입력 : 2019.03.29 03:07

나는 138억살 -신동경 글, 이명애 그림

나는 몇 살일까요? 보통 나이가 궁금하면 태어난 지 몇 해가 지났는지 셈해봅니다. 하지만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가 전부 바뀌는 데 7년 정도가 걸린다 하니, 우리는 영원히 일곱 살에 머물고 있다고 할 수도 있어요.

관점을 바꿔서 우리 몸을 이루는 성분이 어디서 왔는지 생각해보면 우리의 나이는 끝도 없이 길어지다가 어느 지점에서 멈춥니다. 138억년 전입니다. 그때 우리 몸을 이루는 성분들이 처음 생겨났다고 해요. 작은 점이 폭발해서 우주가 생기던 그날 말이에요.

책 속 일러스트
/풀빛

이 책은 138억년 전의 순간부터 지금 우리 몸속으로 오기까지 주인공 '나'가 어떤 모험을 했는지 추적합니다. 최초의 폭발 이후 몇 억년 뒤에 별이 생기고, 별이 폭발하면서 우주를 떠돌던 원자들은 46억년 전 '중력'이라는 힘에 이끌려 지구에 옵니다. 38억년 전. 요란하게 들떠 있던 지구가 잠잠해지고 나서, 첫 생명체가 탄생합니다.

생명의 종류가 다양하고 복잡해지던 어느 날 '나'는 화산재에 섞여 떠돌아다니다 키 큰 나무의 초록 잎에 앉았다가 트리케라톱스에게 먹혔다가 티라노사우루스에게로 건너갑니다. 이후 바다에 녹아들기도 하고 새의 날개에 깃들기도 하지요. 처음 두 발로 선 유인원의 눈 속에, 동굴 벽에 들소를 그리던 원시인의 손안에, 그리고 갓 태어난 아기의 몸 안에.

우주의 나이에 비하면 인간의 나이 100살은 겨우 0.000000007%밖에 되지 않는다고 해요. 너무나 보잘것없이 짧죠. 그렇지만 우리를 이루는 것들의 나이는 짧은 인간의 생애를 넘어서요. 아득히 먼 곳에서 왔고, 또 아득히 먼 곳으로 가겠죠. 이 생각을 하면 겸허해지지 않을 수 없어요.



박사·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