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장소] 英이 인도 지배하며 세운 계획도시… 각종 연기와 매연에 미세먼지 '극심'

입력 : 2019.03.27 03:00

뉴델리

민주주의 국가에서 시행되는 세계 최대 규모 선거인 '인도 총선'이 다음 달 11일 시작됩니다. 유권자 9억 명이 464개 정당이 낸 후보를 39일간 뽑습니다. 투표소만 해도 100만 곳이 넘어요. 인도 선거관리위원회가 있는 수도 '뉴델리'는 벌써 선거 준비로 떠들썩합니다.

뉴델리를 설명하려면 '델리 연방 수도구역'부터 말씀드려야 합니다. 11개 구역으로 나뉘어 약 1900만 명이 살고있는 거대 지역인데, 우리로 치면 서울과 경기도를 합친 개념입니다. 델리 연방 수도구역에 있는 11개 구역 중 하나가 지금 인도 수도인 '뉴델리(New Delhi)'입니다. 흔히 '올드 델리(Old Delhi)'라 불리는 구도심은 뉴델리 북쪽에 있어요.

코넛플레이스
/위키피디아
델리 지역에는 기원전부터 도시가 발달했는데, 인도 무굴제국(1526~1857)이 수도 '샤자한나바드'를 델리 지역에 두면서 크게 발전합니다. 이곳이 흔히 말하는 '올드 델리'입니다. 무굴제국이 멸망한 뒤 인도는 영국 식민지가 됐어요. 이때 영국이 1911년 올드 델리 남쪽에 '뉴델리'라는 계획도시를 새로 만듭니다. 인도 독립 이후 계속 수도 지위를 지키고 있는 정치·행정의 핵심 도시죠.

뉴델리와 올드델리의 경관은 차이가 커요. 올드델리에는 역사적 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고, 시끌벅적한 큰 시장이 형성돼 있어요. 릭샤(인력거), 손수레, 우마차들로 도로가 붐비죠. 반면 뉴델리는 많은 관공서가 줄지어 있고, 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으며, 도로도 시원하게 뻗어 있어요. 영국이 자신들의 권위를 드러내고자 철저한 계획 아래 도시 공간을 차별적으로 운영한 결과예요. 주요 관광지 코넛플레이스〈사진〉가 대표적이죠. 중앙에 있는 센트럴파크를 관공서와 고층 건물이 원형으로 겹겹이 둘러싸고 있어요.

뉴델리의 고민은 미세 먼지예요. 민간 환경단체 '에어비주얼'에서 제공하는 세계 대기질 순위에 따르면, 뉴델리는 세계에서 가장 대기의 질이 열악한 수도예요. 가난한 사람들이 난방과 취사를 위해 타이어 등 각종 폐자재를 태우는 연기, 노후화된 자동차가 뿜는 매연, 11월 디왈리 축제를 전후해 곳곳에서 터지는 폭죽으로 대기오염이 극심해요. 인도 정부가 노후 차량 단속 등 각종 대책을 동원하고 있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어요.



박의현 창덕여중 지리 교사